지난 주말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었다. 내용인 즉 ‘별빛걷기대회’를 앞두고 코스를 사전 답사하자는 것이었다. 지인의 성화도 있었지만 전부터 꼭 걷고 싶었던 길이었다.
출발점에는 이미 30여분의 일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몇몇 분은 아는 분이었으나 모르는 분이 더 많았다. 답사길은 영천댐 아래 수변공원에서 출발해 용화골~자양면 소재지를 지나, 삼귀교, 삼귀·신방·노항마을을 돌아서 오는 21km거리였다.
5시간의 코스는 녹록치 않았고 아스팔트 길은 피로를 더했다. 하지만 시원하게 내려오는 밤바람은 우리의 땀을 씻어 주기에 충분했다. 밤꽃향기가 짬짬이 몰아와 우리의 코를 자극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두가 지인이 되었다.
하늘과 호수에 비친 2개의 달은 답사코스 내내 길을 비추어 주었다. 돌아갈 때 마다 삼킬 듯이 내려보는 산등성이는 무섭지도 낯설지도 않았고. 마을어귀 가로등은 마을의 시작을 알리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도 너무나 정겨웠다.
우리 일행은 망향공원에서 잠시 쉬었다. 탑신과 바닥은 아직 낮 시간의 열기를 품고 있어 어머니 품과 같이 따뜻했다. 아마 고향을 떠난 많은 실향민들도 탑신의 열기 만큼이나 향수와 추억을 그렸을 것이다.
주최측은 영천댐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할 예정으로 영천댐 주변 둘레길을 중심으로 5km, 10km, 21km 코스로 나뉘어 운영되며,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경품과 기념품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코스를 어떻게 운영하고, 행사규모에 따라 문제점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느냐는 주최측의 몫이지만 기획 의도는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는 10월에 열린다고 한다. 벌써부터 기다려지고 많은 분들의 동참을 기대해 본다. 건강을 염원하며 걷는 분도 있겠지만 실향민에게는 향수를 자아내는 추억의 길이 될 것이다. 또, 소원을 빌며 걷는 분도 계실 것이다. 어떤 분은 마음을 비우는 고행 길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저마다 소원과 생각은 다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모두가 함께 걷는 화합의 길이 되었으면 한다.
자양댐 수몰로 인한 실향민도, 청도군민도 초청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별빛과 자줏빛(紫陽)이 만나고, 하늘과 호수가 만나고, 자양호와 운문호가 만나는 별빛 향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