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2010년 7월 개정판(지학사) 고등학교 미술책에 작품이 실리는 등 시(詩).서(書).화(畵)에 능통한 대구의 대표적인 수묵문인화가 석여 손수용 화백(65)은 화산 대안리가 고향이다. 대구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김천대학교, 영진전문대학교, 경주대학교 등 외래교수를 역임한 그는 중앙도서관, 동부도서관, 수성구청, 범물실버 복지회관 등 많은 곳에서 후학들을 위해 강의를 하고 있다.
교과서에 작품 수록된 작가논문으로는 ‘원대(元代) 수묵화의 기법연구’, ‘우리 전통그림의 명칭변화와 이해에 관한 고찰’이 있고, 한국적인 특징과 기질을 잘 표현하는 작가로 알려진 그의 작품은 과거와 현대의 작품들 중에 학생을 교육하기에 가장 합당하고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뿐만아니라 MBC, SBS방송 등 각종 인기드라마에 특별협찬으로 방송되고 있다. 특히 그의 그림은 프라이드란 아웃도어에서 전국의 많은 작가 중 가장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그림으로 선정돼 사이클, 배드민턴 유니폼에 그림을 인쇄해 상품화해 시판되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구 수성구 상화로 142(두산동) 석여빌딩 4층에 글씨와 그림을 연구하는 석여서화연구소와 함께 석여갤러리를 열고 있는 그는 미대 출신으로 1977년 국전(현재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으로 개편)에 입상하면서부터 수묵문인화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개인전 12회 및 단체 그룹전 1천여회를 넘겼다.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묵문인화가지만 2004년 퇴직할때까지 MBC방송국 PD였다. 방송국 근무당시 영천시청에 근무하던 친구들이나 고향 친지들과의 교분도 두터웠다는 그는 “오랫동안 방송국에서 TV제작, CM, CF, 편집, 송출 등을 맡아 바쁜 직장생활이었지만 잠자고 노는 시간을 아껴가며 작품활동을 해 왔다”며 “가끔 동료들이 어느 것이 본업이냐며 놀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미술대상전 대상, 대구광역시 미술대전 대상, MBC 미술경진대회 은상 외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3년마다 꾸준히 개인전을 열면서 작품세계를 인정받아 온 그는 대학강의와 함께 지식경제부 인물관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있어 지식기부도 하며 ‘수묵화 강의’등 특강요청도 많이 받고 있다.
문인화.산수화기법 연구집 출판기념 전시회화덕초등학교와 신녕중학교 출신인 손 화백은 “어린 시절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동생들과 함께 소풀 먹이러 들과 산으로 다녔던 추억들이 모두 그림 소재들이 돼 실타래 풀리듯 풀려나온다”며 “그 시절 왕복 10Km를 걸어다니던 등하교길에 만난 청정지역 고향산천의 풍정들이 뇌리에 박혀 제 예술혼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기자와 만난 그는 ‘석여(石如) 손수용 문인화 및 산수화기법 연구집 출판기념 전시회’ 팜플릿부터 건넨다. 7월 5일 오후5시부터 14일까지 대백프라자 12층 갤러리(053-420-8015)에서의 대구전과 함께 7월 27일 오후 5시부터 8월4일까지 서울 인사동 네거리에 있는 갤러리 미술세계 5층(02-2278-8388)에서 열리는 서울 미술세계 초대전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동양의 전통회화는 소재에 따라 크게 문인화와 산수화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시대의 변천에 따라 그 본질이 많이 왜곡됐으며 그 위상마저 추락하고 또한 기법도 단절돼 제대로 배우기 힘든게 현실이다.
이에 다년간 현장지도와 연구결과, 자연을 소재로 이를 표현할 수 있는 기법 지침서의 필요성을 느껴 문인화기법 연구집과 산수화기법 연구집을 각각 출간하게 돼 출판 기념회와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소개한다. 특히 문인화기법 연구집은 우리 전통회화를 세계에 알리고자 영어로도 번역돼 눈길을 끌었다.
자연을 그리는 화가“노자와 장자의 무위자연 사상과 선 사상, 유교와 불교의 사상적 배경을 갖고 있어야 실기이론서를 쓸수 있다. 이론과 실기에 능통해야만 가능한 작업”이라는 손 화백은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시경, 서경, 역경 등 사서삼경까지 공부한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으로 불린다. “사서삼경을 공부하면서 선조들이 철들기 전부터 하늘천 따지부터 외우게 한 이유가 성장하면서 배운 지식을 현실 삶에 적용하는 지혜를 배우게 됐다”는 그는 어린시절 고향산천의 대자연은 뇌리에 박혀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그림 소재로 떠오르기에 ‘자연을 그리는 화가’가 될 수 있었던 이치와 같다는 것.
종합예술인 ‘동양화’는 제작 전에 수련과 명상이 많이 필요하고 모든 자연이 그림 대상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수묵화=문인화=동양화란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용어만 다를 뿐 내용은 같다”며 “그 내용을 소재별로 보면 산수화, 화조화(꽃, 새), 영모화(동물), 어해화(잉어 등 물고기), 소과화(과일, 채소), 초충화(풀벌레, 풀꽃), 인물화, 서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인화는 시(詩).서(書).화(畵)를 다 갖춘 사람이 앞에 거론한 소재를 모두 다 능숙하게 그려야 하는데, 이 모든 소재를 다 잘하시는 분은 드물다“는 손 화백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달나라 가는 세상에 길건너 이웃과 만나기 힘든 세태요즘 사람들이 머리에 든 것이나 지식은 많지만 마음은 예전 사람들 보다 더 메말라 있는 것 같고, 과학의 발달로 달나라까지 가는 시대지만 길 건너 있는 이웃과는 만나기 힘든 시절에 이웃과 더 가까워지게 해야겠다는 사명감에서 예술을 시작하게 됐다는 손 화백은 배운 사람의 도리에 대한 맹자의 가르침을 실천할 생각이다.
먼저 깨우친 사람이 뒤따라 오는 이들에게 깨우친 것을 전해주라는 가르침에 따라 강의를 나가고, 책자를 펴내고 있다. 재능 기부를 통한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그는 60대 중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동안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욕심없이 더불어 살고자 하는 봉사의 마음이 그 얼굴에 그대로 묻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