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은 오로지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시나 정부 당국에서 농산물 가공공장을 설립, 운영해 주면 좋겠습니다”.
2013년 2월 영천시 화산면 연계리로 귀농한 남종락 씨(63)는 “정부당국이 6차 산업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 농산물을 수확한 후 장터에 내다파는 과정 자체가 농업인들에게는 부담스런 일”이라며 “더구나 판로개척까지 떠안아야 할 때는 더 힘이 든다”며 2차 가공산업과 3차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시 당국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맡아준다면 농민들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만 매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후 귀농생활이 훨씬 더 바빠요!“퇴직이후 귀농생활이 훨씬 더 바쁘다”는 그는 잎뜰깨와 아로니아 농사외에도 양봉까지 하느라 부인 이창숙씨(57)와 함께 연중 무휴로 일하는 귀농인부부다. 무궁무진한 효능을 자랑하는 아로니아와 꿀을 접목한 2차 가공품 판매계획을 추진중인 그는 “내후년 쯤이면 적자를 청산하고 흑자를 낼 것”이라며 조심스레 전망했다. 10년전 부산(김해)에서 고경으로 출퇴근하면서 귀농후보지 990㎡(300평) 대지에 건평 99㎡(30평)의 현재의 집부터 먼저 구입해, 귀농을 준비해왔다. 주말부부 생활도 해온 이들 부부는 3년전 김해에서 자녀를 돌보던 부인 이씨가 이사오면서 본격적인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이사 오기 전부터 990㎡(300평) 텃밭에 잎뜰깨를 재배하기 시작한 부인이 먼저 귀농한 셈이다. 1,980㎡(600평) 밭에다 잎뜰깨 재배부터 시작한 것은 소자본으로 가장 쉽게 빨리 현금을 만질 수 있는 작목이기 때문이다. 상추와 오이같은 일반 채소류는 두어달 만에 새로 파종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고깃집에 쌈싸먹기용으로 주로 판매되는 잎뜰깨의 경우 8월말에 한번 심어놓으면 다음해 6~7월까지 연중 거의 매일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귀농 이듬해에는 화산면사무소 앞 1,980㎡(600평) 밭에는 아로니아 1200주를 심었다. 현재 잎뜰깨와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밭이 5,289㎡(1,600평)로 늘었다. 아로니아는 100% 무농약 재배다.
양봉전문가로부터 실습위주 교육부산에 있는 건설회사의 간부로 일하다 10년전 회사에서 새 공장을 건립한 영천시 고경면으로 자원해 온 것이 직접적인 귀농동기가 됐다. 귀농을 염두에 둔 영천행이었다. 영덕이 고향으로 퇴직후에는 농촌생활을 염원해 왔던 그는 대도시 대구라는 큰 시장과 인접해 있으면서 교통이 편리한 영천이야말로 귀농적격지라는 판단에서였다.
여기에다 “밀원이 좋아서 영천을 귀농지로 선택했다”는 그는 영천공장으로 자원해 오면서부터 인터넷과 서점을 찾아다니며 양봉관련 정보와 책자를 샅샅이 뒤지며 공부해왔다. 양봉은 5~6월 두달동안 전념하면 수입이 괜찮게 올라오는 편이다. 여기에다 판매능력만 갖춘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지인들을 상대로한 개별판매는 양봉 초기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최근에는 양봉전문가를 멘토로 삼아 실습위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양봉전문가 화남 월곡리 김찬동 씨(66)를 스승으로 모시고 5개월에 걸친 실습위주 교육을 받고 있다. 김씨는 전국적으로 꿀 수확이 없었다는 지난해도 평년작을 수확해 낸 양봉전문가다. 스승이 시키는대로만 하면 될 것 같기에 적극적으로 배우고 있다. 스승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다.
특화된 기능성 꿀 생산 계획양봉(벌)은 모두 수작업이다. 하루 4시간만 벌을 돌보면 된다. 지난 5월7일 아카시아꽃이 만개했을 때 4~5일 동안 체밀(꿀을 뜨는 작업)하고 안동과 영주, 봉화까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2~3차례 체밀을 시도했다. 양봉에 있어서 6~8월중 분봉관리를 잘해줘야 한다. 다음해 5월에 제대로 꿀을 뜰수 있기 때문이다. 벌통은 차량으로 야간에 이동한다. 화산에서 안동, 영주까지 벌통 30군(1군이 1통)을 1톤 차량 2대 분량이라 두 번에 걸쳐 옮긴다. 벌은 귀소본능이 있기에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체밀작업을 위한 북쪽으로의 이동은 모든 벌이 집으로 돌아온 후 야간에 이동한다. 벌이 날개짓으로 수분함유량을 적절하게 조절한 천연벌꿀이야말로 최고의 상품이다.
“전국적으로 양봉업 종사자들이 많은 편이라 과거에 비해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그는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특화된 기능성꿀로 승부를 걸 생각”이라며 “헛개나무꿀을 생산할 계획”임을 밝혔다. 최근에는 꿀과 함께 종합영양제라는 입소문이 크게 번지고 있는 화분을 찾는 이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특별한 가짜꿀 판별법은 없다고 한다. 찌꺼기 같은 것이 가라앉는 것이 진짜꿀이다. 사향꿀이라 표기된 것은 설탕을 벌에게 먹여서 대량생산한 꿀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꿀은 아니다. 양봉협회에서 사향꿀업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까 꿀로 인정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천연꿀을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귀농마을 이장이나 새마을지도자를 꼭 만나라”“노후에 시골가서 농사짓고 살겠다는 막연한 귀농희망자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귀농하려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며 “최소한 3년정도 발품을 팔아서 농사작목을 선택하고 귀농적격지를 찾기위해 노력 해야 한다. 선택한 작목에 대한 공부도 필수”라고 조언한다. 특히 귀농희망지역 이장이나 새마을지도자를 꼭 만나서 자기를 소개하고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천시귀농인엽합회 부회장이자 연합회 산하 여성동아리 회장인 부인 이씨는 “귀농하려는 지역의 특산물을 그대로 따라 지으면 고생도 덜하고 실패율도 낮출 것”이라며 자신들도 화산면의 주산물인 마늘과 양파 재배에 나섰다면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잎들깨 재배와 수확을 위해 매일 풀베기작업을 해줘야 한다는 이들 부부는 눈만 뜨면 아로니아와 화분을 먹으며 건강을 챙기는 한편 인터넷 판매를 위한 정보화교육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