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풍력발전소 지역주민들이 소음공해에다 어지럼증, 두통, 이명, 무기력증, 피부병 등 저주파 피해를 입고있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급히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리게 됐습니다”
지난 8일 보현리 복지회관에서 열린 자양면 풍력발전 반대 주민대책회의에서 자양면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권영만 위원장(70)은 “내 고향 보현리 보현산 꼭대기에 1백m가 넘는 괴물 풍력발전기가 설치되면 저주파와 소음공해로 곤충과 동물, 사람이 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반대 이유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영천사람이라면 마음의 고향이라 할 보현산과 기룡산이 크게 훼손된다는 자체가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밝힌 그는 “1백m가 넘는 대형 풍력발전기들이 산꼭대기마다 들어설 때까지 파괴 될 청정지역 자연환경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 아프다”며 “경제논리로 영천의 명산을 깔아뭉개러 드는 업자들은 물론 이를 허가해주는 관계자들이 야속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주민총회 자리에서 풍력발전소 1만5천기가 있는 독일에서도 1백여개 시민단체가 풍력발전 반대운동을 벌인 결과 육지가 아닌 해상풍력발전기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그는 지난 1월 풍력발전 2개 업체 관계자들이 보현리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면서 풍력발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오토캠핑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우리 마을에도 근사한 풍력발전기를 한 대 들여놓자고 말할 정도로 자신이 풍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폐해는 전혀 몰랐다는 그는 풍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피해에 대한 무지를 뒤늦게 후회했다.
권 위원장은 풍력발전소 건립에 다른 주민설명회 후 자연스럽게 결성된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금까지 몰랐었던 풍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폐해와 피해사례들을 경로당이나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알려주는 활동을 벌여왔다.
풍력발전단지 반대를 위한 주민 홍보에 앞장섰던 준비위원회는 그동안 4차례의 모임을 갖는 동안 영천시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하고 이날 주민총회를 열게 됐다며 반대 추진위원회 결성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지역 내 보현초등, 자양중학교 동창회를 비롯 화북면과 포항지역 반대대책위원회 등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풍력발전 반대운동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활동 계획을 밝혔다. 또 풍력발전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고 각 마을별로 벌이는 서명운동 결과를 들고 조만간 김영석 시장을 다시 찾아가 개발허가를 내어주지 말 것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보현리가 고향인 권 위원장은 보현초등, 영천중(16회), 대구농림고등학교(52회)를 거쳐 부산에서 대학을 나와 고교 교사로 봉직했다. 초등교사 자격증을 재취득한 후 2008년 양산초등학교 교사를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한 이듬해 고향으로 귀촌한 그는 보현2리에서 ‘산치거리농원’대표로 있다. 어린시절 산골 오지로만 생각했던 고향마을의 좋은 점을 재발견하며 살고 있다는 그는 “누군가 나서야 될 일이라서 고향 지키는 일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영천을 상징하는 보현산과 기룡산을 훼손하는 풍력발전소 건설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