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야마마치(大山町)는 경지 면적이 협소하고, 대부분 산지인데다가 기후와 풍토가 좋지 못한 소외지역이었다.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 오야마마치 농협은 소량생산과 다품목 재배에 주력하고,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농업인들과 끊임없는 교류를 실천하는 한편,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 마을의 활로를 개척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오야마마치 농협에서 실시하는 사업, 일명 ‘고노하나가든(木の花ガールデン)’을 소개하기로 한다.▶고노하나빵 덴엔(田苑)고노하나빵 덴엔(전원)에서는 오야마마치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하여 다양한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덴엔은 시골을 의미하는 것으로 원래 ‘田園’이라 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의도적으로 ‘田苑’이라 쓴다. ‘田’은 오야마마치의 논을 의미하고 ‘苑’은 오야마마치 농가에서 직접 재배하는 보리, 밀, 과일, 야채, 꽃, 밤 등을 심은 밭을 의미한다. 여기를 찾아오는 내방객들은 오야마마치의 논과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들어간 실로 다양하고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다. 또한 의도적으로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의 분위기가 들도록 주변 환경을 안락하고 유유자적한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그 결실이 영글어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 거래처 사람들(가족), 친구(가족), 지인들(가족)과 같은 내방객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우메구라물산관(梅物産館)오야마마치 농협에서는 독자적으로 매실꿀, 유자꿀, 잼, 유자후추, 건매실, 치즈, 아이스크림 등의 약 70종류의 가공식품과 수공예품, 선물세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고목이 된 매화나무는 버리지 않고 가공하여 소공예품으로, 또는 공방 재료로 활용된다. 지하에는 매실 저장소가 있으며 그 안에는 묵은 건매실이 와인처럼 연대별로 저장되어 있다. 또한 매실 저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농산물 바자회(農産物バザール)이 바자회는 상시 개설되며 일종의 직매장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와는 별도로 인터넷이나 전화 주문 판매를 하기도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오야마마치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농산물을 소량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새로운 야채, 매실, 산나물, 과일 등이 들어온다. 가장 맛있는 야채와 과일이 수확되는 때를 잘 아는 이곳 농부들은 자신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적기에 거의 매일 바자회에 내놓는다. 그것을 잘 아는 내방객들은 신선하고 안전하고 맛있는 농산물을 구하러 자주 이곳을 찾는다. 들쭉날쭉 모양새가 좋지 않은 농산물이 나와도 이곳 농부들이나 내방객들은 그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모두 형태보다 신선함과 맛에 기준을 두기 때문이다.▶유기농원(オーガニック農園)이곳은 각 농가가 재배한 농산물을 재료로 농가의 주부들이 직접 요리하여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바이킹 음식점이다. 요리의 종류는 80종 이상이나 된다. 양이 많으며 손님들은 자유로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사쿠야고노하나관(耶木の花館)레스토랑과 찻집이 있는 곳이다. 일본사람들은 카레를 좋아하는데, 이곳에는 일본 전국 톱 10에 들어가는 버섯카레를 위시하여 각 농가에서 만든 빵, 버섯을 사용한 피자를 차와 함께 먹을 수 있다.▶다양한 행사먼저 봄꽃 축제가 3월 1일에서 5월 15일까지 열리며 참가자들을 전국에서 모집한다. 복숭아꽃, 철쭉, 벚꽃 등의 다양한 봄꽃을 피는 순서대로 즐길 수 있다. 봄꽃 축제가 열리는 동안, 도시락과 음료를 직접 혹은 예약 판매한다. 또한 이 축제가 열리는 3월 하순에는 참가비를 받아 표고버섯 종균을 나무에 박아 넣는 행사를 치르기도 한다. 참가비에는 입장료와 도시락, 버섯주스, 음료 구입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4월 초순에는 걷기 대회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목표점까지 봄의 경치를 만끽하면서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시간적인 제약은 없다. 지도에 표시된 포인트에 도달하면 스탬프가 있는데,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소지한 종이카드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각 포인트에는 퀴즈문제가 있어 그걸 맞히면 경품을 받을 수도 있다.봄꽃 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에 촬영한 사진 콘테스트가 열리기도 한다. 입상자에게는 상금과 상품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동안 홈페이지에 공지한다.4년에 한 번씩 일본 최고의 건매실을 결정하는 콩쿠르가 개최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매실을 주로 술이나 설탕이 들어간 엑기스 형태로 마시지만, 일본에서는 실로 다양한 조리법으로 일상의 식단에 매실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 존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지난 대회에서는 일본 47도도부현(都道府けん)에서 1221명이 대회 참가를 지원했다.오야마마치의 농산물과 가공품은 오야마마치에서만 판매되지 않는다. 전국의 백화점, 특설시장,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판매된다. 하지만 영천의 시정 관계자들은 오야마마치에서 판매되는 농산물과 가공품만이라도 꼭 답사해보기를 권장한다. 그 농산물과 가공품의 다양성(예를 들면 매실 케이크, 매실주, 매실 식초, 매실꿀, 치즈, 드레싱, 요구르트, 소프트크림, 콜라보 제품)과 탐스런 포장 방식, 세련된 진열 방식, 착한 가격대 등은 도농복합도시를 지향하는 영천이 반드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2030년이 되면 대한민국의 수백 개 도시가 사라진다는 보고가 있는데,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이제 15년밖에 남지 않았다. 영천 시정 관계자들은 절박하고 치열한 자세로 영천의 활로를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 인구의 유출이 늘고(인구의 유출이 늘면 사망자까지도 탈출을 시도한다는 보고가 있다. 정주 인구가 떠나면서 부모님들의 무덤도 같이 이장하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고령화가 지속되면 주택이 남아돌고 공장이 텅 비게 될 날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이 지배적이다(물론 바이오공학의 약진으로 텅 빈 공장들이 유전자변형 곡물재배단지로 조성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기는 하다.).영천이 소멸하지 않고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꾸준히 영천 시정 관계자들과 시군민 각자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연간 6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많은 소득을 올린 우마지무라(馬路村) 농협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참고사이트와 참고문헌http://www.oyama-nk.com/rinen/npc.html(오야마마치 농협 홈페이지)박영숙(2011) 미래예측보고서, 경향미디어출판사
프로필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일본어문학과 교수 재직. 일본 도호쿠 문학연구과 언어학박사. 저서로는 ‘일본문화의 이해와 일본어교육’(역락출판사), ‘일본의 음식문화와 레토릭’(책사랑)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