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과정을 최소한 한두 단계는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에게 까지 생산물이 전달되는 과정이 너무 많다보니 소비자가격은 높아지고 생산자의 수익은 그만큼 적은 것같습니다.”화산면 부계리에서 자두농사를 짓고 있는 3년차 귀농인 이영주 씨(61)는 “농산물을 생산한후 농협 출하때의 수수료부터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까지 운반비와 도매인에게 넘겨지면서 부담하는 하역비에다 중도매인과 소매인을 거치면서 소비자까지 도달하는 유통과정마다 비용이 추가되면서 소비자가격이 높아지는 유통과정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과잉출하때는 농민들 큰 손실“유통과정을 줄이려면 직거래가 가장 좋지만 농산물을 생산하느라 바쁜 가운데서도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업무까지 더해지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는 그는 “농산물 생산과 출하를 전담하는 단체불로그를 관계기관에서 개설해 준다면 유통단계를 줄이면서 소비자에게는 값싼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같이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최근 과잉출하로 가격폭락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그는 “3만8천원하던 과일값이 한꺼번에 쏟아진 물량 때문에 하루만에 5천원으로 급락했었다”며 “특히 과수작물은 생물이라 유통과정이 길어지면서 상하거나 오래된 과일은 상품가치가 떨어지기에 대량 폐기처분되는 사태도 발생한다”며 농산물 유통과정의 혁신을 희망했다.늙은 자두나무라 작목교체경기도 안성이 고향인 그는 울산에서 40~50여명의 배달원을 두고 우유판매대리업을 하다 우유소비 감소로 2010년 사업을 정리하고 소규모 폐기물재활용공장을 시작했지만 먼지발생이 너무 심해서 그만 두었다. 쉬는 동안 영천낚시터에서 복숭아재배 농업인을 만난 것이 귀농의 계기가 됐다. 농산물 수확후 낚시다니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고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2014년 2월 부인 박정희씨(59·청도출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귀농하면서 영천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귀촌교육을 받은 그는 귀농선배 소개로 부계리 9900㎡(3천평) 자두밭부터 구입했다. 1800주의 자두나무가 심겨져 있었기에 곧바로 수확,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물빠짐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밭에 심어놓은 나무가 너무 오래된 수종이라 신품종보다 맛이 덜하고 과일 판매가격도 절반이하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최근 신품종으로 교체작업에 들어갔다. 3년 고생한 것이 물거품이 됐다. 신품종으로 새로 교체하면 나무가 자랄때까지 또다시 3~4년을 더 기다려야하는 시행착오를 겪은 것.3단계로 진행되는 작목교체작업은 사과밭 3960㎡(1200평)을 추가 구입해 자두 신품종 ‘도담’ 2년생 40주와 복숭아 신품종 ‘수황’ 40주, ‘조황’ 30주씩을 새로 심는 것으로 시작했다. 올해 비가 많이 왔어도 기존 자두보다 신품종 과실이 월등히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에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권할 수 있게됐다는 그는 “어리지만 새로심은 신품종 나무도 내년부터 수확할 수 있기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고품종 소량생산으로 고소득 추구복숭아도 심었지만 자두를 주작목으로 재배할 생각이다. 자두는 병충해가 많아서 재배하기가 복숭아보다 까다로운 작목이다. 그러나 자두를 주작목으로 재배하는 이유는 고품종 소량생산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노동시간을 줄임으로써 소득효과를 배가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10일 일하고 10만원 버는 대신 1~2일 일하고도 10만원을 벌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은 싼 가격의 수입농산물이 쏟아지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편중 하나다.직거래를 위한 정보화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는 그는 개인이 블로그를 만들어 운용하기 보다 자두작목반과 같이 연합블로그나 단체블로그를 만들어 소비자들과의 직거래 뿐아니라 작목반원들끼리 농사정보 교류도 활발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귀농희망자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땅부터 구입하지 말고 귀농하기 전에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을 미리 받을 것과 함께 부부가 꼭 함께 귀농하라고 조언했다. “50대 초반 이전에 귀농하면 좋겠다. 귀농계획을 세워 서두르지 말고 한 마음으로 꾸준히 준비할 것과 장래를 내다보고 1~2년 늦더라도 여유를 갖고 귀농에 임해야 한다. 귀농생활은 힘들기에 돈벌이를 위한 귀농은 안된다”고 덧붙였다.자연과 더불어 제2의 인생 살아귀농의 좋은 점에 대해 그는 큰 돈을 벌지 못해도 자연과 더불어 마음 편하게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농사지을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더우면 낮잠도 자고, 수박을 먹고 싶으면 수박을 심으면 된다고. 상추나 깻잎, 가지나 고추 등 무농약으로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먹을 수 있기에 너무 좋다는 것. 여기에다 농한기때 낚시를 가거나 레저를 즐기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라고 한다.부계리 마을 끝 한낮골에 위치한 농장이라 농장이름을 한낮골 농장이라 짓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농사를 좀 더 확장하고 싶지만 혼자서는 너무 적적하기에 마음맞는 친지, 친척을 찾고 있다”며 명예퇴직한 귀농희망자들이 벌써 여러 명 다녀갔다고 전한다. 귀농을 반대했던 부인의 적적함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농사파트너를 꼭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최홍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