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의회가 지난달 1일부터 임기 시작한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놓고 아직까지 원구성도 하지 못한 채 파행 운영되면서 50여일째 ‘뇌사 상태’이다. 시의회 파행이 장기화 되면서 영천시민들 사이에는 기초의회 무용론까지 제기하는 등 세찬 비난을 가하고 있다.그럼 영천시의회가 왜 이처럼 장기화 되고 있는가?지난달 1일 영천시의회는 권호락 영천시의장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의장에 선출됐다. 당시 권 의장은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에서 6표를 얻어 전반기에 이어 연임에 성공했다.사건발단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영천시의회가 지난 4일 상임위원장 선출에 실패한데 이어 지난 12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열린 임시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의 발목잡기로 일관했다.시의원들은 이날 회의 진행 방법을 두고 설전을 벌이다 정회 후 속개된 회의에서 12명의 의원 중 박보근 의원 등 5명만 출석해 의결 정족수 미달로 회의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영천시의회는 권호락 의장을 비롯한 5명과 반대편 6명 의원 간 6대6으로 갈려져 향후 의회 파행운영이 불 보듯하다. 12명의 시의원이 각각 6명으로 갈라진 상태에서 시의회가 소집된다고 해도 각 진영의 태도 변화나 획기적인 협상 결과 없이는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여전히 쉽지 않을 전망이다.영천시의회 의원 12명 전원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같은 갈등 수습을 위한 해결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수습할 수도 있는 문제다. 하지만 이들 시의원들은 모두 이번 선거에서 낙마한 정희수 전 의원이 공천해 선출된 의원들이다.
시의회 장기 뇌사 사태가 계속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의회 무용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의원들간 파벌로 50여일째 후반기 원구성도 하지 못한채 파행으로 이어지는 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오히려 시의회를 걱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영천시민들은 ‘풀뿌리 정치’의 근간이되어야 할 기초의회의 이런 한심한 모습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며 원색 비난을 하고 있다. 또 영천시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볼썽사나운 일들을 보면 불신을 넘어 깊은 회의를 느끼고 있다.영천시의회는 각종 현안처리가 산적한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의회의 역할을 망각하고 자리싸움만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영천시의회 의원들은 이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행동도 불사하는 ‘패거리 정치’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