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을 천천히 치는(點鼓) 것은 행군하라는 신호이며 북소리 한 번에 약(約)20보(步)를 간다.
긴고(緊鼓)를 치는 것은 빨리 가라는 신호이다. 북소리 한번에 1보를 가며, 뇌고(擂鼓:북을 빨리침)를 치는 것은 교전하라는 신호이므로 병사들이 앞으로 나아가 적을 시살( 殺)하라는 신호이다.북은 가죽으로 만들어 소리를 내는기구이다.
공씨(孔氏)가 말하기를 “모든군의 전진과 후퇴는 모두 북으로 출동시키고 징으로 멈추게 한다.”라고 하였다.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시가 있다.
면에 가죽은 모양이 달과 같고, 쇠못은 별처럼 나열되어 있네.
빈 속에 벽력소리 감춰 있어, 대낮에 치면 우레소리 울리네(皮面形如月 金釘列似星 虛心藏霹靂白日動雷霆)「자휘(字彙)」를 살펴보면 “옛날에 이기씨(伊耆氏)가 북을 만들었다” 하였으며, 「한서(漢書)」오행지(五行志)에는 “천수(天水) 기남산(冀南山)에 큰 돌이 울리는데 이름을 석고(石鼓)라고 하는데 이 돌이 울리면 병란이 일어난다”하였다.
「만보전서(萬寶全書)」에는 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동해가에 한 짐승이 있는데 몸이 푸르고 발이 하나이며 뿔이 없고 모양은 소와 비슷하다.
이 짐승은 나가고 들어올때에 비바람을 마음대로 부리며 그 소리가 우레와 같다.
이 짐승은 이름을 기 라고 하는데 요(堯)임금이 이 짐승을 잡아서 그 가죽으로 나무에 북을 메고 그 뼈로 치니, 소리가 5백 리까지 들렸다.”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말을 하였다.
“이 북은 가죽과 나무로 형체를 만들었는데 둥근 형체는 하늘을 상징하고 소리는 우레를 상징한 것이다.
우레는 바로 춘분(春分)에 울리는 소리로 봄은 나무에 속하니, 나무와 돌의 성질은 네모지면 멈추고 둥글면 굴러간다.
그러므로 항상 이것을 사용하여 군대를 출동시키고 나가 싸우게 한 것이니, 그 뜻을 취함이 넓다.”안사고(顔師古)는 말하기를 “북은 동(動)하는 기물이다.
천지의 기운이 쌓여서 만물이 화(化)하여 생기는데 봄이 되면 우레로 만물이 동하게 한다.
그러므로 뇌고(雷鼓:擂鼓)를 쳐서 싸우게 하는 것은 진(震)의 상(象)에서 뜻을 취한 것이다.”라고 하였다.춘추시대에 제(齊)나라와 노(魯)나라가 싸 웠는데, 제 나라 사 람들이 세 번북을 울 리자, 조 귀(曹)는 그제서야 북을 울려 군사들을 출동시켜 제나라 군대를 대파하였다.
그후 조귀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군은 용기로 싸우는 것인데 첫 번째 북을 울리면 군사들이 사기(士氣)가 충만하였다가 두 번째 울리면 기운이 쇠하고 세 번째 울리면 기운이 고갈한다.저들은 북소리가 세 번째 울려 기운이 이미 고갈되었고, 우리는 막 북을 쳐서 기운이 충만하였으므로 이긴 것이다.”위소(韋昭)는 말하기를 “나무를 쪼개는 것을 시라 하며 또 풀을 베는것을 시라 한다.”고 하였으니. 시살은 곧 적을 베기를 풀이나 쑥을 베듯이 한다는 뜻이다.“진영을 전개한 뒤에 서서히 북을 치는 것은 전부대가 진영을 들어(擡陣)전진하라는 신호이다.”
이미 병력을 배열하여 진영을 설치한 뒤에 다시 더욱편리한 곳을 발견하였으므로 전부대를 이동시켜 전진하려는 것이다.“진영을 설치한 뒤에 뇌고를 치는 것은 땔감을 채취하고 물을 길어 오라는 신호이며, 밤이 되어 영문을 닫은 뒤에 뇌고를 치는 것은 야경(夜更:밤시간)을 알리는 것이다.”
나무꾼을 출동시킬 때에 뇌고를 치는 것은 많은 사람을 동원하여 나무를 채취한다는 뜻이요, 야경(夜更)을 알릴 때에 뇌고를 치는 것은 야간에 경계를 철저히 하라는 뜻이다.“대각(大角)을 불고 뇌고를 치며 종(鍾)을 울리는 것은 야간에 순라꾼을 출동시키라는 신호인데, 종은 금(金)으로 대신한다.” 대각과 북·종 이 세가지는 모두 순라꾼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어 밤을 철저히 계엄하라는 뜻이며, 금(金) 또한 금지하는 물건이므로 특별히 종을 대신한 것이다.“득승고(得勝鼓)를 치는 것은 지휘관과 병사들이 원위치(原地)로 돌아오라는 신호이다.” 득승고는 옛날에 이른바 개선가(凱旋歌)라는 것이다. 이미 무위(武威)를 떨쳤으므로 개선가를 부르고 회군(回軍)하는바, 이는 승리의 기쁨을 나타내는 것이다.「실기(實記)」에 “득승고는 북의 가장자리를 두 번 치고 북의 중앙을 한 번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