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의 공기잠든 아이 얼굴에 내 얼굴 갖다대고아이의 날숨을 들이마신다뱉으면 마시고 들이쉬면 멈추면서얼굴 붉어지는데한 번 데워진 공기가 이렇게 달콤하고나가르릉가르릉 아이는 살아 있고나 그 옆에새우잠 자는 아내의 콧김도 씩씩하고나방 한 칸 짊어지고 자정을 넘어가는 식구들세상에 이만한 노동도 없고 방안에 꽉 찬한 그릇 공기는 아무리 퍼먹어도 배고픈 공기너 한 숟갈 떠먹이고 나 한 숟갈 떠먹다 보면아이가 날 낳았는지 내가 아이를 낳았는지아직 이곳에 날것의 공기가 있다우리 식구 한통속인 이유가 있다 ※ 시 감상본 이름이 류충남인 구미 사는 시인 류길수를 작품 속에 들여놓고 이 시를 읽는다. 어린 아기와 고단한 아내 그리고 가난한 시인, 이렇게 세 식구가 일용하는 양식은 한 그릇의 공기이다. 이 양식은 삶의 원천이자 살아있음의 징후이고 성찬식의 떡처럼 그것은 나누어 먹음으로 한통속(?)이 되는 사랑의 자장(磁場)이기도 하다. 그대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무릇 사랑이란 그것이 진정한 것이라면 아무리 퍼먹어도 배고픈 공기 같은 것; 길수야 너무 슬퍼 말라, 우리는 모두 이 하늘 밑에서 <방한 칸 짊어지고 자정을 넘어가는 식구들이니>!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2 19:25:48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