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해서 농사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주민들과의 관계 즉 사람 농사가 더 중요합니다”7년전 휴양차 찾아온 청통면 치산1리에서 우연히 꿀벌을 키우며 마을이장까지 맡게 됐다는 권오환씨(67)는 “귀농이든 귀촌이든 농촌에 들어온 이상 마을주민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해야 한다”며 “농사 실패로 후회하기보다 이웃과의 화합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농촌에 들어와 인간관계 실패로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도 여러 번 봐왔다”는 그는 “도시생활에 길들여진 귀농.귀촌자들이 농촌토박이와의 화합이 쉽지않지만 일단 농촌에 들어온 이상 농촌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농사를 실패했을 경우 그 다음해 농사를 잘 지으면 되지만 귀농후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이웃과의 불화는 되돌리기 어려운 힘든 생활이 된다는 것.양봉하며 마을이장직도 맡아치산1리 경로당 맞은편 자신의 집 입구에 ‘치산양봉농장’이란 간판을 내걸고 200통의 꿀벌을 기르고 있는 그는 “지난해에는 250통까지 길렀다”며 “양봉에 너무 시간을 뺏기고 힘이 드는 상태라,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벌통만 관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귀농 7년째인 올해부터 치산1리 마을이장직을 맡았다는 그는 “70여명의 주민들중 80% 이상이 고령자들이라 세금도 대신 납부해주고, 독거노인이나 소외되신 분들의 상담도 해 드리고 있다”며 동네 어르신들의 머슴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산악지역으로 농사짓기가 힘든 마을환경 때문에 주민들 대다수가 약초나 과수나무를 재배하며 소규모 마늘재배나 소를 1~2마리씩 키우는 정도다. 60대 중반이라 마을에서는 젊은이로 통한다는 그는 몇해 전부터 이장직을 맡아달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연로하고 소외되신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오는 등 평소 마을 일을 봐 오면서 아예 이장직을 맡아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다 싶어 이장직을 맡게됐다고 한다.휴양차 귀농, 양봉기술습득에 전념고향이 경북 예천이지만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 객지생활을 주로 해 왔던 그는 한국산업단지 구미공단본부 직원으로 근무하다 조기명퇴한 후 대구에서 요식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을뿐아니라 건강까지 다치는 바람에 홀로 휴양차 청통 치산1리로 들어왔다.여름철엔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팔공산에서는 가장 물이 좋은 관광지이기도 한 치산리로 들어오게 된 것은 직장생활을 그만둘 무렵 관광차 찾아온 치산1리 현재의 집터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귀농 첫해 벌통 분양받으러 가는 이웃 주민을 따라갔다가 벌통 2개를 구입하면서 양봉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일반 농사와는 달리 연구가 필요한 분야가 양봉이었다. 관리를 잘못하면 실패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양봉을 했던 이도 계속 공부해야 되는 분야가 양봉”이라는 그는 살아있는 벌들을 죽일 수 없어 양봉업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인터넷이나 책을 구입해서 공부하는동안 벌통이 20통, 70통, 150통으로 불어나 지난해에는 250통까지 이르게 됐다.양봉인 모임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기술을 습득해 나갔다는 그는 특히 농산물검사소 등지에 농업경영체 등록후 농업인으로 인정을 받도록 이끌어 준 영천시농업기술센터의 귀농귀촌 담당자의 친절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마땅한 농지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서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양봉을 시작했다는 그는 “양봉을 한후 가장 큰 소득은 건강이 좋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번식력이 대단한 벌들의 꿀 채취는 모두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이기에 계속 양봉업을 시도해 왔다는 그는 생산물을 지인들과 나눌수 있고 약간의 수입이 생겨 생활비를 부담할 수 있다는 점도 양봉의 장점으로 꼽았다.그러나 “양봉으로 크게 성공하기는 어렵다. 양봉을 제대로 하려면 젊은 시절부터 장기계획을 수립한 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그는 “양봉은 신경써야 될 부분이 너무 많다. 양봉이 어려운 것은 꿀벌을 돌보는 일에 전념해야 하기에 기본적인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며 “꿀값이란 능력에 따라 더 받을 수도 있기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어르신들 뒷바라지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갈 것양봉에 예속되기 싫어서 적당한 수준으로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벌통만 관리하기로 작정한 그는 서울 본가에서 오가는 부인이 시골출신이지만 농사지어본 경험도 없는데다 시골생활을 강요할 수 없어 그동안 홀로 벌을 키우며 귀농생활을 이어왔다. 올해 처음으로 추석을 서울큰댁으로 가지않고 영천에서 지냈다는 그는 “본거지가 서울이지만 대도시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이기에 도시와 농촌을 오가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어르신들의 손발이 되어드리며 소중한 자연과 함께 곱게 늙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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