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주력산업이 없는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발견력, 생산력, 브랜드 디자인력, 식문화력, 환경력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지난 호까지는 발견력, 생산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브랜드 디자인력, 식문화력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있으므로 이번 호에서는 환경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영천은 청정지역인가도농복합도시를 천명한 영천이 발전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경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환경개선은 폐비닐, 빈 농약병과 같은 쓰레기를 철저히 수거하고, 공장 폐수나 생활 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하천의 수질을 깨끗이 하자는 것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필자의 주장은 벼의 재배(도작)과 논에 사는 생물들(미꾸라지, 논우렁, 개구리, 잠자리, 제비, 두루미, 청둥오리, 뱀, 메뚜기)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현재 생물과의 공생을 염려에 둔 농법을 철저히 실천하고 있다면 영천은 진정으로 청정지역이라 할 수 있다. 혹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공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 영천은 청정지역에 근접하였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환경개선은 말처럼 녹록하지 않다청정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완벽하게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란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닐 것이다. 환경개선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지만, 농부들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제초제나 살충제와 같은 농약, 농기계, 화학비료 등을 대량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들을 외면하고 환경개선을 무리하게 주도해 나간다면, 그것은 항상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부들에게 중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여기에서 두 가지 선택의 갈림길이 주어진다. 환경개선을 지속적으로 할 것인가, 대충 하고 말 것인가?▶시대는 환경개선을 요구한다환경개선을 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먹거리의 안전성, 먹거리에 대한 지식(식재,요리의 문화적 배경, 칼로리, 가공기술)의 대중화, 환경과 건강과 자연이 연계된 먹거리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기대심리, 건강에 대한 지대한 관심 등으로 시대는 농촌의 환경개선을 요구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미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환경개선과 경제성장은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자 한다. 생물과의 공생을 염두에 둔 농법을 실천하면 기존의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보다훨씬 더 큰 고부가가치가 실현되리란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생물과의 공생을 염두에 둔 농법을 실천하면 환경을 주제로 하는 에코투어리즘의 자원들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새로운 관광자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길 것이라는 말이다. 그에 따라 각종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가 동반 상승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 나아가 환경개선을 위한 일련의 행동들은 지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즉 고구마 줄기처럼 영천 지역민들의 영천에 대한 애착, 자긍심, 삶의 보람, 활력 등이 하나로 엮이게 될 것이다.▶어떻게 환경을 개선할 것인가? 영천에서도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기울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농촌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자연농법과 환경보호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자의 자연농법으로는 불경기재배(不耕起栽培)와 동계담수(冬季湛水)가 주로 거론된다. 불경기재배란 작물을 수확한 후, 논밭을 갈지 않고 다음 작물의 씨를 뿌리는 재배 방법을 말한다. 논밭을 갈지 않으므로 농기계가 필요 없고 그에 따른 수고도 줄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땅 속에 생물들이 서식할 터전이 마련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동계담수란 벼베기가 끝난 논에 겨울에도 물을 가둬 두는 농법이다. 물을 가둬두기 전에 토양미생물이나 토양동물들의 모이가 되는 쌀겨나 짚, 미네랄, 유기비료 등을 미리 뿌려두는 것이다.다음 호에서는 자연농법과 환경보호 활동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참고문헌가나마루 히로미(金丸弘美2013), 田舍力, NHK出版生活人新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