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과 자연보호-불경기재배(不耕起栽培)와 동계담수(冬季湛水)일본의 농촌에서 자연보호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자연농법 연구에 몰두한 결과, 불경기 재배와 동계담수라는 자연농법이 탄생하였다.그로부터 어언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불경기재배와 동계담수는 이제 자연농법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불경기재배란 농토를 갈지 않고 지면에 고랑을 내어 모를 심는 농법이다. 동계담수는 겨울에도 논에 물을 빼지 않고 가둬두는 것이다.일본 미야기현(宮城)의 다지리쵸(田尻町)를 비롯한 몇 몇 지역에서 이 자연농법들을 실천해 본 결과, 겨울에는 쇠기러기가, 봄과 여름에는 제비, 물새, 청둥오리들이 논으로 찾아들었다. 또한 논에는 잠자리, 개구리, 우렁이, 미꾸라지가 서식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생태계가 저절로 조성되었다.▶자연농법과 농부들의 고령화원래 자연농법은 농약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궁극적으로 자연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측면이 크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농부들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가급적이면 벼 재배에 시간과 품을 적게 들이고자 도입된 측면도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모내기를 하기 전이나 벼를 베고 난 후에 논을 갈거나 객토를 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일견 간단한 작업인 것처럼 보이지만, 농부에게는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상당히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더구나 논을 갈거나 객토를 하면 나중에 잡초가 많이 자라기 때문에 결국 제초제를 뿌려야 할 것이다.벌레가 나오면 살충제를, 병이 나면 살균제도 뿌려야 할 것이다. 농약값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에 따른 일손도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벼 재배의 수익성은 당연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기존의 농법으로 벼를 재배할 바에야 차라리 쌀을 사는 편이 낫다는 말이 나돌던 때가 있었다.▶튼튼한 모를 재배하다벼 재배의 수익성을 드높이기 위해 일본사람들이 생각해 낸 것이 우선 모판에서 튼튼한 모(잎이 5개, 길이 30센티미터, 성묘(成苗)라 함)를 키우는 것이었다. 1982년도에 일본 도호쿠(東北)지방에 냉해가 급습을 하여 대부분의 논에서 벼를 수확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그런데 동일한 벼 품종임에도 불구하고 성묘로 재배한 논은 전혀 냉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 후 성묘로 재배한 논은 냉해뿐만 아니라 병충해 피해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우리나라의 논에서는 대부분 잎이 2개 정도인 치묘(推苗)로 모내기를 하는 것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영천은 어떠한가? 벼 재배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속성으로 자라는 치묘를 심고 있지는 않은가? 그 결과 습도가 높아지고 잎에 반점이 생기며, 결국은 병충해 방지를 위해 더 많은 농약을 뿌려야 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일본에서는 현재 성묘를 심는 기계로 모내기를 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불경기재배 한 논에 생물들이 찾아들다불경기재배를 한 논에는 논을 갈지 않기에 잡초와 병원균의 번식이 최대한 억제된다. 성묘는 단단한 논바닥에도 뿌리를 내리기에 비료를 많이 뿌리지 않아도 벼이삭을 알차게 피운다.성묘로 자란 벼들은 병충해에도 강하기 때문에 농약의 사용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논에 다양한 생물들이 모여든다.이미 영천에서도 실시해오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영천에서도 몇 군데를 임의적으로 선별해서 불경기재배와 동계담수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결과가 좋으면 영천전역으로 확대하고 일반화되면 머지않아 영천에서 풍부한 먹이사슬을 자랑하는 청정한 농촌 풍경이 재현되리라 생각한다.▶자연농법으로 영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자연농법으로 생산된 영천 쌀의 명성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갈 것이다. 영천 쌀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는 전국의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할 것이며, 아울러 영천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도 동반 상승하게 될 것이다. 그와 연계하여 영천의 산천초목과 전답들은 에코투어리즘의 자원으로도 활용될 것이다. 그 결과, 자연을 사랑하는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영천을 찾게 될 것이며, 상당수의 관광객들이 청정지역 영천에서 살아보고자 결심하게 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영천이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영속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친환경기업 유치에도 전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영천은 진정으로 친환경 명품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참고문헌가네마루 히로미(金丸弘美2013)田舍力、NHK出版生活人新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