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농사에 있어서 가장 힘든 점은 가격폭락입니다”영천시 화남면 선천리에서 3천5백여평의 과수원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귀농인 양일열씨(49)는 “2년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절반가격 이하로 사과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많이 힘들었다”며 농정당국의 과일값 안정화 대책을 요청했다.2012년 귀농후 가격폭락으로 1400평 포도밭도 갈아엎고 사과를 심었는데 사과값 역시 2014년부터 2년동안 연속 하락하는 바람에 비싼 농자재 값이나 비료와 농약값을 갚느라 많이 힘들었다는 그는 “과수 농업의 미래는 가격안정화에 달려있다”며 적절한 농가지원책을 희망했다.
동갑내기 부부귀농인
“2012년 고향에서 농사짓던 큰형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귀농하게 됐다”는 그는 “대구에서 개인사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던 차에 아예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꾼이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지곡초등학교와 산동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대구에서 전문학교를 나와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한 후 줄곧 객지생활을 하며 개인사업을 하다 2012년 가을 동갑내기 부인 김경란씨와 함께 귀농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과농사일을 보고 자랐던 그는 객지생활을 하면서도 수확철이면 고향의 과수원을 찾아 형님을 도와주던 경험이 있었기에 사과농사가 낯설지는 않았지만 고향이 대구로 농사일을 몰랐던 부인과는 귀농초기 갈등도 없지 않았다.이들 부부는 68년생 동갑내기 부부로 4남1녀중 막내와 1남4녀중 막내가 만난 케이스다. “남편따라 귀농한지 5년째가 되니까 농사일도 재미가 난다”는 김씨는 “수확철이면 시댁과 친정 집 가족들이 총동원돼 농사일을 거든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15일 오후에도 대구와 구미에서 찾아왔다는 김씨의 친정 언니 형부들은 물론 팔순 넘은 노모까지 사과 따기와 선별작업을 돕고 있었다.
수확돕는 가족과의 만찬 “너무좋아”
농업용운반차량으로 사과상자를 저장창고로 옮기던 양씨는 “수확할때의 기쁨이 최고”라며 “대구에서 사업할 때보다 자금회전 면에서는 힘들지만 농사지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제 형제자매들은 물론 장모님을 비롯한 친정 식구들이 모두다 도와주는 수확기 때의 가족만찬 자리가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노력한 만큼 주렁주렁 매달린 사과열매를 따낼 때의 보람이 크다는 것.귀농후 사과와 함께 1400평 포도농사에다 6백평 벼농사도 병행하며 부지런히 농사지었지만 농협 계통출하로 공판장에 내놓은 포도와 사과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옛 방식으로는 충분한 소득보장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3년전 영천시에 뒤늦게 귀농신고를하고 선진 농법을 배우는데 열성을 쏟았다. 가격폭락에 따른 포도농원을 폐원하고 벼농사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선진농법을 통한 고품질 사과생산에 주력했다.2년전 영천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과수원 가장자리 1천1백평의 고목을 베어내고 당시 최고품종인 ‘미시마’ 6백50주 등 신품종 사과나무 1000주를 밀식재배로 신규농원을 조성했다. 그는 일정한 간격에 맞춰 지주대를 세워 일직선으로 가지런히 심어놓은 신규농원의 신품종 사과나무를 바라보며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기에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며 “적당한 햇볕과 비를 제때 뿌려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신품종 신규농원 더 늘릴 계획
“10월10일경 은박지로된 반사필름을 깔아줘야 제대로된 사과빛깔을 낼 수있다”는 그는 “수확철이 끝나고 겨울에는 주로 교육받으러 다닌다”며 낙엽이 지는 11월 하순경부터 내년 농사를 위한 가지치기에서부터 거름과 퇴비주기 작업에다 잎따기, 풀베기 작업 등 거의 연중무휴로 바쁜 것이 사과농사라고 설명한다. “풀과의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서 내년에는 승용제 초기를 임대할 계획”이라는 그는 6월과 10월초 잎따기 작업때는 외부인력을 동원하지만 인건비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무작정 귀농은 금물이다. 귀농희망지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귀농상담을 꼭 받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그는 “작목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일 농사도 좋지만 특용작물 쪽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선택한 작목의 가격동향이나 시세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앞으로 “신규 농원을 1800평 더 늘릴 계획”이라는 그는 “부모님과 형님이 재배해 오던 고목을 베어내고 신품종으로 교체할 생각”이라며 “앞으로 당당하게 의욕갖고 사과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도시생활보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농촌생활이 너무 좋다”는 그는 “과일농사를 짓고 싶은 귀농희망자는 귀농초기 최소 2~3년동안 소출을 낼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이 필요하다”며 “나무를 심고 3년이 지나야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그는 “공부도 잘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듯이 농사도 연구 노력해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