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7(토) 어제 아침 7시에 보현산을 출발하여 저녁 6시30분에 카트만두 트리반드룸 공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택시로 인터넷으로 예약한 숙소를 향하는데 아직도 2년 전에 일어난 지진의 후유증으로 도로가 온통 먼지로 가득하다. 사진과는 영 뒤떨어진 시설이지만 하룻밤이니 하고서 대강 씻고 잠을 청한다. 일어나자마자 버스 탈 계획을 변경하여 국내선 비행기로 포카라로 이동, 포카라의 예약 숙소도 기대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산촌 레스토랑에서 라운딩 퍼밋(입산증)과 포터(짐꾼)를 주문했다.12.19(월) 어제 하루 퍼밋과 포터를 기다리며 쉬고, 5시 기상하여 6시에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택시기사의 안내로 포터를 만났다. 나의 포터인 30세의 묵께스는 약간 경계하는 자세다. 그 동안 많은 한국인들을 접해 왔으니 알만 한일이다. 6시30분에 출발한 버스는 11시경에 베시사하르(820m)에 도착했다. 간단한 점심을 먹으며 포터와 친해지기 시도해 본다. 그는 나의 짐을 운반해 줄 사람이니까 내가 잘해 줘야겠지…. 그의 일당은 1,500네팔루피, 우리 돈으로 15,000원 정도다. 예전에는 이곳에서부터 걸었는데 이제는 짚차를 타고 차메(Chame 2670m)까지 간다. 그 길은 완전히 비포장도로의 수준을 넘어서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앉아있지를 못할 지경이다. 시속 15km 내외의 덜컹거리는 짚차를 6시간가량 타고 나니 완전 파김치 상태다. 3일가량 걷는 길을 온 셈인데 몸살 기운을 느낄 정도다. 그래도 엄청난 먼지를 날리며 오가는 짚차들을 보니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온수가 없으니 대강 먼지를 닦고 잠을 청한다.12.20(화) 숙소 옥상에서 보이는 마나슬루봉(8,163m)이 그믐 가까워가는 새벽달빛에 하얀 자태를 뽐낸다. 춥다. 적응이 필요하다. 9시10분경 출발하여 트래킹 첫날의 걸음을 시작한다. 과거에 걸었던 길인데 길을 넓히고 간간이 짚차들이 먼지를 날리며 오가니 감흥이 훨씬적다. 어퍼피상(Upper Pisang 3,300m)까지 운행하는데 꽤나 긴 오르막길이다.일행 중에는 벌써 고산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저 아래 로어피상(Low Pisang3,200m)이 조그맣게 보인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고도 차이가 100m나 차이가 난다. 숙소는 2층, 화장실은 1층이라 불편하지만 감수해야 할 일이다. 밤에는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져 몹시 춥다.12.21(수) 동짓날이다. 와이파이가 되는 숙소라 전화를 열어보니 온통 팥죽 이야기다. 설산을 앞에 두고 앉아서 명상을 즐기는 것은 추워도 즐겁다. 홍차, 삶은 계란, 버섯 수프로 아침을 먹고 빈둥거린다. 고산 적응을 위해 하루 더 머물기로 한 것이다. 숙소 바로 위에 곰파(사원)가 있어 올라가서 참배하고 보시도 했다. 사진 찍고, 카톡 하고, 독서도하고…. 여유로운 하루다. 원장님이 고산증을 걱정하며 말렸지만 저녁예불 시간에 다시 곰파에 올라가 108배를 했다. 마음 한 구석에서 간절함이 일어난다.점심으로 먹은 버섯볶음밥이 소화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12 . 2 2(목) 새벽에 안나푸르나2봉(6,932m)를 바라보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을 앉아 즐긴다. 명당을 찾아 절을 짓는 이유가 이런 것이거니 한다. 두밤을 자면서 고산 적응을 했으니 이제 출발이다. 1시간여 평지를 걷다가 다시 2시간여 오르막길을 치달아 12시 경 갸루(Ghyaru 3,670m)에서 네팔 라면과알루빠라따(감자떡)으로 점심을 먹고 3시 경에는 나왈(Ngawal 3,660m)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앉으니 머리가 덜렁 거린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난다. 아직 해가 있어 따뜻한 데다 온수가 나와 머리를 감았는데 좋은 선택이 아닌 듯하다. 태양이 없는 시간인 히말라야의 밤은 추운데다가 숨쉬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길어도 너무 긴 밤이다. 잠 못 드는 밤은 길고 멀어라. 성인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12.23(금) 6시경에 몸을 추스르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앉아본다. Headache! 어제보다 더 머리가 덜렁거린다. 가만히 들여다본다. 일부러 머리를 약간씩 흔들어 달래보기도 한다. 오늘은 오히려 고도를 낮추는 길이니 호흡곤란이 덜하리라. 8시경 식당으로 가서 불을 쬐면서 밀죽으로 아침을 먹고 9시경 출발한다.엄청난 내리막길을 3시간을 걸어 내려가니 뭉지(Mungji, 3,460m)다. 이번 여행길에서 처음으로 달밧(녹두콩 수프와밥)을 먹어본다. 벌써 지쳐 있는 몸뚱아리를 들여다보면서. 마음과는 별개로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원력(願力)이 부족한 탓인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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