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까지 필자는 지역의 전체 최적화가 실현되려면 우선, 지역 내 산업체의 매출 증대 및 지역민들의 소득 향상, 둘째, 인재의 육성과 정주 인구의 증가, 셋째, 지역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의 마련, 넷째, 여성·청년·노인이 활약할 수 있는 터전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왔다. 이번 호에서는 전체 최적화에 필요한 마지막 요소로 신종 산업의 모색과 문화 부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모든 정책의 기획과 실천에는 늘 전체 최적화를 염두에 두어야농산물 생산 정책의 역동적인 추진, 세금 감면을 통한 우수기업의 유치, 시내 상점가와 지역관광 산업의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열심히 기울여나간다고 해도 그러한 노력들이 전체 최적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부분 최적화에만 머물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시정 관계자들은 늘 명심해야 한다.설상가상으로 열성을 다해 유치한 우수기업이 지역 인재 채용에 소극적이라든지, 또는 애써 유치한 기업이 비정규직 사원을 채용하는 데에만 열을 올린다면 이 역시 전체 최적화의 길을 막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또한 어렵게 유치한 기업과 업종이 유사한 토착기업이 서로 마찰을 빚어 치열한 가격경쟁을 초래하게 된다면, 지역 기업들은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잃게 되거나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결국 지역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지역에서 생산된 값싼 농산물을 무차별적으로 공급해버리면 지역의 전통시장, 슈퍼마켓, 마트의 매상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생산자나 소매자의 소득도 모두 감소해 버림으로써 전체 최적화 실현이 어려워지게 된다.이러한 문제점의 심각성은 영천에서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넌다는 마음으로 특정 정책이나 사업을 기획하고 실천할때에는 항상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미리 예측하고 그 문제점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를 기울여야 할것이다.예를 들어 외지의 우수기업을 무조건 많이 유치하는 것보다는 특정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영천 지역의 산업 시스템에 어떠한 영향(보완 혹은 강화)이 미칠지를 충분히 검토한 다음에 기업 유치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만약 이러한 노력을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양적 팽창에만 주력하면서 외지의 기업을 유치해나간다면 그에 따른 리스크도 확대되어 갈 것이라는 점을 늘 명심할 필요가 있다.외부기업의 유치가 주력 산업의 쇠퇴와 토착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지 않도록 늘 경계하여야 한다.
▶일본 아바시리시(網走市)의 선택나아가 시정은 여기에서 머무르지 않고 영천에는 존재하지 않는, 혹은 영천에 숨어 있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신종산업과 문화를 기획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조선통신사 행렬 등을 보면 영천에서도 이 점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외람되기는 하지만 필자는 시정 관계자들이 유연하게 정책을 구상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일본 홋가이도(北海道) 아바시리시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아바시리시는 오호츠크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의 사할린을 마주보는 일본 최북단 도시이다.약 3만 9천 명의 인구를 가진 아바시리시는 겨울철에는 바닷물이 얼 정도로 매우 추운 곳이다.일본 본토의 땅끝 도시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해마다 많은 일본 국내외의 관광객들이 아바시리시를 찾기 때문에 나름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고는 있지만, 아바시리시는 이것에만 안주하지 않고 산학연을 맺어 다양한 신종 산업을 기획, 실천하고 있다.그 가운데 아바시리시가 채택한 신종 산업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국조인 에뮤(타조와 유사함)의 사육을 들수 있다. 도쿄농업대학이 1999년에 에뮤 연구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는데, 이 발표를 접한 아바시리시 시정은 에뮤 사육에 따른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판단을하고, 다른 지자체가 미처 손을 쓰기도전에 도쿄농업대학과 협정을 맺어 바로에뮤 사육에 들어갔다.즉 아바시리시 시정 관계자들은 에뮤가 알에서 부화하여 1년 반 정도 지나면 성체가 되고 연간 2-30개의 알을 낳으며 평균 수명이 20년 정도 되기 때문에 경제적 부가가치가 지속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재빠르게 판단하였다.더구나 에뮤는 추위와 눈을 잘 견디기 때문에 겨울이 긴 아바시리시로서는에뮤 사육에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항상 창출해 내고자 노력하는 아바시리시의 시정에뮤 고기는 고단백질인 데다가 육질이 부드럽고 맛도 좋다. 에뮤 고기에서 추출되는 지방은 보습력과 살균력이 뛰어나서 화장품과 비누, 샴푸, 린스, 오일로 가공되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수 있다는 예측을 했는데, 얼마 가지 않아 그 예측이 옳았음이 판명되었다. 신종 산업인 에뮤 사육에서 가공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6차산업이 구축되면서 사육농가와 그에 관련한 종사자들(에뮤사육 농장 관계자, 농장 시설 건설업자, 에뮤 레스토랑, 가공업자 등등)의 소득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다. 그러나 아바시리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에뮤를 활용한 새로운 고부가가치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상품성을 설계하고 상품화를 실천해나간 것이다. 예를들어 에뮤의 알을 사용한 생도라야키(빵의 일종)와 장식품을 개발함으로써 고용의 폭을 넓혀나간 것이다. 또한 아바시리시는 에뮤 사육-에뮤 관련 가공품·특산물 제조와 관련한 고용 인력의 확대-에뮤와 관광산업의 연계-음식-관광산업과 음식과 관련한 종사자들의 확대-에뮤에 매력을 느끼는 외지 청년들의 이주 확대를 한데 묶는, 즉 전체 최적화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고 있다.
참고문헌 및 사이트기무라 도시아키(木村俊昭2011) 「自分たちの力でできる「まちおこし」 実務敎育出版(東京)美味しい街、網走 h t t p : // w w w.abakanko.jp/seen/scenery/tentozan.html(2017.01.21.)北海道観光支援サイト www.recruithokkaido-jalan.jp(2017.01.21.)北海道観:匠の旅づくり h t t p : / /nagayamashigeru.blog37.fc2.com/(2017.01.21.)あばぶろ h t t p : // a b a b l o g . j p /gourmet/636(2017.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