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든 없든 매일 밭으로 출근하는 것이 습관화 되었습니다. 밭에 나가면 무엇을 하든 일거리가 널려 있기 때문이지요“영천시 고경면 단포동 육군3사관학교 인근에서 대파와 배추 이모작을하고 있는 귀농 2년차 이원우씨(60)는 “농작물은 자식 돌보듯 정성을 다해 돌봐야 한다”며 농사에 대한 애착론에 목소리가 높아졌다.그는 아침에 눈을 뜨고 나면 오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터인농장으로 출근한다.
돈벌이보다 작물키우는 재미
“아직까지 돈벌이 보다는 작물을 키우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라고 밝힌 이 씨는 “손길이 가는 만큼 하루하루 커가는 작물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힘든 농사일을 즐기고 있다.육체적으로 다소 힘든 일이지만 이왕하는 농사일은 즐겁게 하자는 것이 그의 농사 철학이다. 이 때문이 농사일이 힘이 들 때면 콧노래를 불러가며 스스로 흥을 돋구기도 한다.귀농 이전에는 대구에서 개인사업을 하던 이씨는 2013년 친구가 경영하는 유박비료공장에 취업하면서 영천으로 이주해왔다.2년여동안 퇴비 공장에서 일하면서 퇴비 제품을 구입해가는 농부들로부터 농사정보를 전해 들은 것이 직접 농사를 짓게 된 계기가 됐다.이씨는 지난해 봄 4,958㎡(1천500여평)의 밭에다 대파를 심었다. 이어 고추와 감자를 심기위해 14,876㎡(4천5백평)까지 농장을 확대하는 등 농사에 과한 욕심을 냈다.이 때문에 작목 확대로 인한 인력 투입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뒤늦게 작목 재배면적도 9917㎡(3천평) 규모로 줄였다.그는 일손이 비교적 적게 들어가고 시중 가격이 비교적 낮게 거래되어도 밭떼기로 팔 수 있다는 생각에 대파를 선택했다고 한다.당시 첫 농사였지만 밭 토양이 좋아 성공을 거두었다. 초기에는 평당 1만8천원까지 받고 밭떼기로 판매할 때는 너무 기뻤다.하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1만8천원에 거래되던 대파가 1만원에 거래되다가 이후에는 8천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애써 지은 농작물이 제값 받는 것도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이 농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품질 농산물 생산이 최고
농산물도 품질만 좋으면 얼마든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농작물 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은 품질좋은 농산물 생산자를 금방 알아보고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광경을 목격한 그는 농작물에 대한 품질의 중요성을 금방 공부하게 됐다.그는 이때부터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도전장을 냈다. 우선 비옥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나름 열심히 공부 했다.그는 일반적으로 농부들이 유박거름 자체를 듬뿍 뿌려줘야 하는데 너무 아끼는 경향을 목격했었다.퇴비와 함께 유박비료를 듬뿍 뿌리면 질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은 예전 유박비료 공장에서 이미 터득한 사실이다. 아주까리, 다비락, 효소와 함께 질소가 많은 계분과 골분 등을 섞어 만든 친환경 유박비료는 땅힘을 좋게해 주기 때문에 토질개량을 위한 퇴비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대구 반야월이 고향인 그는 어린시절 부모님의 포도농사를 도와준 경험이 있기에 농사가 생소하지는 않았다.그는 대파와 배추 이모작 틈틈이 이웃 과수농가의 일손을 거들거나 건축공사장을 찾아 푼돈벌이에도 나서고 있다. 평소 농기계 손질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강변둔치에 문화시설 필요각박한 도시생활을 할 때보다 시골 생활은 잡념 없이 마음이 편한 것이 무엇보다 좋다는 그는 고경면 귀농인들의 정기모임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농사정보를 교환하고 있다.최근 귀농해온 후배들에게 농사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는 “귀농하려면 편하게 지낼 생각을 하면 안된다. 마음자세부터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최근 영천시가 인구늘리기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운을 뗀 그는 “금호강 둔치를 영화관이나 문화시설과 같은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발해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나이를 더 먹기 전에 정기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앞으로 자두와 복숭아를 재배할 생각”이라는 그는 “조만간 귀농자금을 지원받아 6,611㎡(2000평) 밭을 임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