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발효 이후 선물용인 대과 판매가 저조해져 사과농사가 무척 어렵습니다”화남면 월곡1리에서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는 최병기(65)씨는 “원래 판매 금액 1억원을 목표로 사과농사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사과값이 너무 떨어져 8년이 지난 현재 목표금액의 절반 밖에 되지않았다”고 말했다.그는 “무엇보다 지난해 발효된 김영란법 때문에 설대목 선물용인 대과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바람에 타격이 컸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지난해 이곳 월곡 마을에만 연간 소득 마이너스를 기록한 농가가 여럿된다”고 밝힌 그는 “올해 전망도 그리밝지 않다며 걱정하는 주변 사과농들이 많다”며 걱정이다.최씨도 “총 소득이 1억원은 되어야 농약값이나 농자재 및 인건비 등을 제하고 부부가 노력한 만큼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며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무거운 사과상자 운반이 힘들어
경주가 고향인 그는 울산에서 직장 생활을 거쳐 개인사업을 하다 2009년도에 공기좋고 물좋은 영천으로 귀농했다. 시골출신이라 도시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그는 일찍부터 방송대 농학과를 졸업하는 등 귀농을 준비해왔다.“농사일을 해보지 않은 부인 우미씨(61)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귀농해 애를 먹고 있다”는 그는 귀농직후 1년여동안 토지 구입 등 농사 준비기간으로 보냈다.2010년부터 3년여동안 차근차근 땅을 구입해 사과나무와 배나무를 심었다.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기초교육부터 받았다.전정법이나 농약치는 법 등 사과재배기술은 화남면에 있는 사과조합이나 지역농협으로부터 배웠다. 농협을 통해 사과판매는 물론 농약이나 농자재도 구입했다.“인건비를 무시하지 못하는 것이 사과농사”라는 그는 후지품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2013년 첫 수확후 수확량은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사과농사에는 소거름(우분)이 좋다고 하지만 그는 친환경 유박비료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입상으로된 유박비료가 작업하기가 수월한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1월 거름주기부터 2월 가지 솎아내기와 정리작업으로 이어지는 사과농사는 4월20일경 꽃이 피면 인공수정 작업을 하고 5월말까지 한달여 동안의 적과작업을 거친후 약치기와 풀베기작업에다 가지치기를 해준다.9월에는 보름동안의 잎청소작업에 돌입하는데 가을사과는 특히 잎청소 작업을 꼼꼼하게 해줘야 한다.사과알 주변의 잎은 모두 따줘야 색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잎청소후 반사필름을 깔아주고 수확에 들어간다.출하는 농협 계통출하를 한다. 개인판매는 20% 남짓이고 나머지는 모두 농협출하다.“막상 과수농사를 시작해보니까 귀농 전 접했던 조경업과는 너무 달랐다”고 말한다.귀농 8년차가 되니까 익숙해지고 있는 사과농사지만 수확철에 무거운 사과상자를 나르는 것이 아직도 힘들다는 것.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생활이 좋아1년전 사다리를 타고 작업하다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후 고소작업차량을 직접 구입했다는 그는 “1천만원대의 고가인 농약치는 기계나 고소작업 차량 등 필수 농기계를 필요할 때 제때 임대할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에서 보다 많은 장비를 구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그는 “1년동안 병원에 다니며 치료중이지만 아직도 오른팔이 아파서 70%정도밖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저수지 가까운 곳에서 물과 공기 맑고 경치좋은 자연과 더불어 시골에서 농사짓는 자체가 좋다”고 밝힌 그는 “울산에 사는 일곱 살, 다섯 살 짜리 손녀손자가 찾아왔을 때 농기계에 태워 과수원을 한바퀴 돌아주면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있다”고 말한다.60대 중반이지만 월곡1리 40여가구 주민 60~70여명 주민중 막내뻘이라는 그는 2년전부터 신경통이 와서 씹는 것이 힘들어 여럿 어울리는 데는 나가기가 불편했었는데 팔을 다친 후에는 아예 귀농인모임에도 나가지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2~3년 시골생활후 집마련해야“과수농사는 수확할때까지 4~5년동안 견뎌낼 수 있는 여유자금이 필수적”이라고 밝힌 그는 귀농 후배들은 꼭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귀농하면서 집부터 장만했는데 지난해 창고도 새로 짓는등 시행 착오를 겪었다”며 “처음부터 집부터 장만하지말고 최소 2~3년동안 시골생활을 해본후에 주택 마련에 들어가는 등 고정투자비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귀농초기 한꺼번에 모든 과수를 심었던 자신의 경험상 “농사규모도 본인의 노동력을 감안해서 차츰차츰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그는 “무엇보다 귀농하기 전에 부인의 동의부터 꼭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귀농초창기에 농협선도자금을 사용한 결과 농사빚을 갚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별로 없어 애를 먹었다”며 농자금 대출을 지원받는 것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