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재배한 미나리 맛을 한번 봤던 분은 꼭 다시 찾으십니다”보현산 천문과학관 인근 화북면 정각리에서 주소득원인 미나리와 토마토, 고추 등 여타 작물들을 재배하고 있는 귀농 7년차 김철섭씨(58)는 “2월부터 4월말까지 미나리 맛을 보기 위해 이곳 보현산을 찾는 이들로 북적인다”며 “현재 미나리 전체수확량의 70%는 직접 판매로, 나머지 30%는 택배로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암·독소해독에 탁월한 미나리
귀농초창기 주문판매가 10%에 불과했었다는 그는 “제가 재배한 미나리를 맛본 소비자들이 이웃들과 나눠 먹으며 주문판매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친환경미나리 재배에 애쓴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그는 먼저 2013년경 미나리기생충 사태로 곤욕을 치렀다고 회상한다.“미나리는 생물이므로 제때 소화하지 못하면 먹을 수 없기에 어쩔수 없이 그해 생산량 대부분을 내다버렸다”는 그는 “저뿐만 아니고 이웃농가들도 대부분 큰 피해를 입었던 그 당시 어려움은 말도 못한다”며 그후 친환경 미나리재배에 더욱 힘써왔다고 밝혔다.그는 대구대 산학연구단 일원으로 어린이용 음료 배도라지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장녀가 미나리에서 ‘미’자만 빼고 지어준 농원이름 ‘나리농원’의 대표다. 마을내 15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별빛마을미나리작목회 회장도 3년째 맡고 있는 그는 “저희 마을에서 생산되는 미나리는 염증제거 및 해소, 체내독소 해독과 면역력 강화, 노화방지 및 항암효과와 더불어 피로회복에 탁월한 건강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나리 중에서도 청정지역 보현산 자락에서 생산되기에 특별히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내친 김에 그는 정각1리 주민 20명으로 시작한 마을기업 ‘별빛마을체험 관광영농조합’에서 미나리즙, 미나리 발효액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시청각실 등을 갖추고 60명까지 숙박이 가능한 별빛문화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며 각종 모임이나 교육시설로는 최고이기에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덧붙인다.
귀향 겸한 귀농후 건강해져그가 대구에서 하던 사업을 접고 고향인 화북면 정각리 고향마을 미나리 단지에서 미나리 재배를 시작한것은 2011년이다. “귀향 겸 귀농한 셈”이라는 그는 대구에서 출퇴근하면서 미나리를 재배하면서 보현산 자락의 멋진 경관을 벗삼아 농사짓는 것이 너무 좋아 2013년 모친과 1남2녀 자녀들은 대구에 남겨둔 채 부인과 함께 부부만의 전격적인 귀농을 단행했다. 경주에서 초·중·고교를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다 1993년 대구로 직장을 옮겼다가 사업도 새로 시작하는 등 여섯 살때 공무원인 부친을 따라 고향을 떠난지 52년만의 귀향이었다.“대구에서는 오랜시간 잠을 자도 찌뿌둥했었지만 공기좋은 고향땅에 서는 수면시간이 적어도 개운한 것이 너무 좋았다”는 그는 “아예 고향마을로 돌아와 농사짓다보니 귀농후 건강도 더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비닐하우스 12개동 3966㎡(1200평)에다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다”며 “비닐하우스에서는 미나리만 재배하면서 발생하는 병충해 등 연작 피해를 줄이기 위해 토마토와 고추 등을 이어심으며 이모작을 하고 있다”는 그는 본인 소유 1322㎡(4백평)을 제외하면 대부분 김해김씨 문중땅인 13223㎡(4천평) 밭에서 미나리를 비롯 감자, 들깨, 양배추, 상추에다 사과농사까지 짓고 있다.귀농초창기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만 재배하다가 노지에는 어떤 작물이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작물들을 시험재배하고 있다는 그는 “올해는 6611㎡(2천여평) 밭에다 들깨를 심고 1322㎡(4백평) 밭에는 시나노골드라는 노란색 사과를 심었다”고 한다.토마토는 일부러 늦게 심는다는 그는 “무더위가 한창일 때는 일반농지 생산량이 적고 품질이 떨어지지만 해발 400m의 준고냉지에 속하는 이곳에서 생산한 토마토가 인기가 높기 때문에 7월말 8월초에 출하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란다.
경북대 농산업학과 입학영천시귀농연합회 화북면지회의 모임에 참석해서 귀농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있다는 그는 귀농예정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귀농후 소득창출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관행농법만 따라가지 말고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할 것과 함께 “무엇보다 귀농희망지에 적합한 작목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미혼인 1남2녀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에는 농사량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여유있는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다”는 그는 지난 3월 경북대 농산업학과 2학년인 조충래 전원생활학교장의 권유에 따라 같은과 17학번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바쁜 농사중에도 매주 수, 토요일 이틀동안의 수업시간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배움에의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최홍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