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불안에 떨게한 일이 발생하면서 질 좋은 생육환경에서 자란 축산물이 주목받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어난지 5일째인 지난 19일 오전에 찾은 팔공산 자락 청통면 거조사 가는 길 옆 신선농장(대표 이춘원). 사전 취재 협조를 구하고 방문한 이 농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농장 분위기는 다른농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대문 입구에서 차는 방역 샤워를 했다. 방역복으로 갈아입고 조심스레 들어간 계사 안. 닭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져있고 그 중에는 시설물 위로 날아다니는 닭들도 가끔 보였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보던 지저분하고 좁은데다 비위생적인 케이지(철제 닭장)에 갇힌 닭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채광도 좋아 약간 흐린 날씨지만 안에는 전깃불 없이도 환했다.
“욕심내면 이렇게 못합니다”며 사람좋은 미소를 짓는 이춘원 대표. 그는 “앞으로는 동물복지 농장같은 좋은 환경이 아니면 모든 경쟁력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대구상고를 나와 직장생활을하다 1999년부터 고향인 이 곳에서 닭을 기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들과 같이 케이지 사육을 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사태 이후 평사(모래바닥에 사육)로 바꿨고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준비하면서 방사(계사 외부로 내보내는 사육방식)를 겸해서 사육하고 있다. 2012년 9월 친환경 인증을 받았고 2014년부터 준비하여 작년 11월에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받았다. 이곳은 대규모 농장과는 달리 계사 전체 1동에 826㎡ (250평)의 소규모로 최대 4천마리정도의 사육규모로
암탉과 수탉을 한꺼번에 넣어 유정란을 생산한다. 관리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전체를 3등분해 두 곳에는 2천700마리(암탉 2천500마리)를 나누어 입식했고 한곳은 소독 후 5개월정도 비워둔다고 했다. 달걀 일 생산량은 2천300개정도. 기본 동물복지농장은 ㎡당 9마리 이하를 키우게 돼있다. 생산된 달걀중 1천500개에서 2천개는 주 3회로 나누어 품질관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택배로 보내고 나머지는 전량인터넷 판매를 한다.
취재한 날 집란실에 달걀이 보이지 않아 물었더니 “금요일인 어제 오후에 인터넷 주문량을 택배로 보냈다”면서 “주문은 밀려드는데 상품이 없어 소비자들한테 미안한 마음”이란다. “동수를 좀더 늘려 사업을 키워보라”고 했더니 “있는 것만이라도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사만해도 자연스럽게 진드기 같은 해충을 털어내지만 1주일에 한 번정도 계사 옆 초지로 내보내는 방사를 함으로써 닭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게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평소 농장입구 방역 외에는 특별한 방역을 하지 않는다고 자랑하며 “닭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면 내성을 만들고 건강해지므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며 “폐계를 내보내고 하는 전체 방역 외에 다른 방역은 따로 안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친환경이나 동물복지 인증제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며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 알고 대비하는 정기검사가 아니라 수시 또는 불시 점검으로 농장주들이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관리를 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하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농장주들이 내 가족한테 먹인다는 생각으로 닭을 키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회가 되면 유기농 계란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는 이 대표는 “닭 한 마리가 하루에 약 120g의 사료를 먹는데 유기농 사료를 1년 내내 구하는게 제일 힘들다”면서 “전 세계에서 품질에서만은 내 것만한 달걀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