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경험도 없이 단행한 귀농으로 시행착오와 고비를 겪으며 후회와 좌절감으로 힘들어 할 때 내 일처럼 도와주시며 귀농을 포기하지 않게 해 주신 이장님에 대한 고마움과 감동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영천시 화산면 용평리 최갑수 이장(61)은한 귀농인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아무 경험없이 무작정 귀농해 농사를 짓다가 실패한 후 후회와 절망감에서 헤쳐 나올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는 귀농인 A씨.
그는 귀농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어렵고 힘든 농사일을 직접 가르쳐 주시고 이끌어 주신 이장님에 대한 고마움과 감동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장님 본인의 농사만 해도 어마어마해서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쁘실 때였는데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도와 주신 것을 알기에 고마움을 넘어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귀농 귀촌을 권하는 현수막도 많이 봤고 지원정책도 많이 들었지만 막상 귀농을 실행하기는 힘든데 실제로 이렇게 초보농사꾼의 어려움을 헤아려 도와주시니 앞으로 남은 가족들도 같이 들어와살아도 좋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이장님은 농가주택 구입 시 필요한 조언은 물론 작목 선택에서부터 거름·비료 주는 법, 비닐 씌우는 법, 잡초 제거하는 법, 농자재 구입과 설치, 마늘 건조∙선별∙보관 방법에 이르기까지 농사일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그는 최 이장님이 기술도 없고 장비도 없어 막막할 때 마다 본인의 농기계까지 동원해 농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같이 해결책을 찾아 준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이장님 덕분에 마늘 작황이 좋아 처음으로 농사꾼으로 수확의 기쁨도 맛 보았다고 적었다.
최 이장은 “우리 마을에 들어오신 분들이 농사도 잘 짓고 마을주민들과 잘 어울려 살아가면 서로 좋은 일아닌가”라며 “이장으로서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눈 것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