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이라는 말이 낯선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 말은 우리 사회가 빠르게 국제화, 글로벌시대가 되면서 이제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외국인들이우리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다문화 가정을 꾸리면서 잘 적응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응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켜 불행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 사회 한 구성원으로 원만하게 정착하여 살고있는 가족들을 중심으로 잘 적응한 요인을 알려줌으로써 그 반대에 놓인 가정들이 조화롭게 정착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다문화가족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우리의 이웃인 이소연씨는 의외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다문화 가족 소개를 받으러 갔던 영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바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거기서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인 소연씨의 원래 이름을 물었드니 한글로 직접 ‘누엔티탄튀’라고 써준다. 소연씨는 호찌민에서 1시간 가량 더 들어가는 떠이닝성 출신으로 고향에서 부모님과 여동생 한 명과 살고 있었다.  2005년 베트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대학진학을 못하게 되자 아는 사람의 옷가게에서 일하게 됐는데 지금 남편의 친구가 선보러올 때 같이 따라온 남편을 거기서 만났다. 첫눈에 반한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에 베트남에서 결혼을 하고 2006년 2월에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 첫발을 디디던 날이 설날 몇일 지난 뒤라 예상치도 못했던 갑작스런 추위에 고생한 일을 떠올리며 이제는 우리나라 날씨에 완전히 적응했단다.   결혼 후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한국어 공부에 집중하여 어느정도 한국말은 알고 들어와 불편함이 없었지만 소연씨. 또박또박 말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똑부러진다. 한국어 공부는 정말로 열심히 했다고 자랑하는 그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교사 2급 자격증도 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해 입덧이 심했던 것과 준비 안된 상황에서 출산을 하게돼 어려웠다고 털어놓는다. 임신 4개월때는 베트남 음식이 그리워 지금처럼 인터넷구매도 안되던 시절이라 남편의 허락을 받아 2주동안 친정에 다녀오기도 했단다. 한국 음식중에는 감자탕을 좋아하고 집에서 쌀국수나 월남쌈, 만두튀김을 식구들에게 자주 해준단다. 한국어를 잘했기 때문에 일찍부터 취업에 눈뜬 소연씨는 2009년에 ‘1336 긴급전화’에 상담사로 일했다. 그러나 그동안 일자리의 전부가 3~6개월짜리 기간제여서 여기저기 떠돌았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에도 배움의 열기는 끓어올라 2013년 성덕대학 사회복지상담과에 입학하여 2015년 졸업했고 그해 다시 대구사이버대학교 한국어다문화과에 편입하고 올해 1월에 졸업장을 받았다. 2014년 9월 부산이 집인 베트남어강사의 갑작스런 유고로 3사관학교 베트남어 강사로 2015년 말까지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영천시농업기술센터 사무보조원으로 약 10개월 근무하고 영천시교육문화센터에서 결혼이주여성 일자리담당 취업설계사로도 일한 재능꾼이다.  국제결혼으로 인한 문화차이라던지 문제점들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었더니 당장 남편이 경상도 사람이라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이라며 처음엔 힘들었지만 많이 참고 견뎌 지금은 별로 신경 안쓴단다. 고향이 그립지 않은지 물으니 요즘 무척 바쁘게 살다보니 그런 생각도 없고 가지도 못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래도 2년만에 한 번씩은 다녀 왔다고 말하며 올해도 오는 11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행사 통역담당으로 가면 친정에 다녀올 예정이란다. 그녀는 “동료들 대부분 너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의 갑작스런 결혼이 국제결혼에서 실패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한국어도 익혀 어느정도는 준비를 하고 와야된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가족들끼리 외출할 때면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대합니다. 그런시선을 받을 때 마다 좀 많이 힘이 듭니다”라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심합니다. 애들이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길 다닐때 쳐다보는 것도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며 “그냥 보통 가정의 모습으로 봐 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고 당부했다. 외국인 엄마들이 한국말은 조금 되지만, 한국말 읽기, 쓰기를 하지 못한 채 결혼을 하고 가사 일을 하게 돼, 아이한테 한국어를 가르치지도 못하고 엄마 나라의 말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여 초등학교를 보내는 일이 많다고 한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부분이다.   제대로 안정된 일자리를 가장 갖고 싶다고 말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차별 아닌 차별을 좀 많이 느낍니다. 저를 아직도 외국인이라고 생각해서 찾는 일자리마다 기간제 아니면 계약직”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주민등록증을 꺼내 “제 이름은 이소연(李笑姸)인데 영천이씨”라며 웃었다.  그녀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앞서말한 한국어교사 2급과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2급, 이민전문상담사 2급 자격증을 획득, 소유한 재원이다. 지금은 남부동(작산동)에서 시어머니와 집 가까운 곳의 직장에 다니는 남편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인 딸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소개한다. 최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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