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동과 과전동, 창구동 일대는 7~80년대만 해도 경찰서와 군청이 인접하고 상권이 활성화되어 요즘 말로 서울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영천에서 가장 활발한 중심도시로 번화가였던 적이 있다. 하지만 군청과 경찰서가 하나씩 이전해 간 이후 수십 년간 도심이 쇠퇴하면서 빈집과 점포가 늘어나는 등 영천에서 가장 삭막하고 낙후되어 슬럼가로 전락했다.
이곳 과전동을 중심으로 중앙·서부동 일대가 2017 역사문화테마사업(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60억 원의 예산을 확보, 옛 도심을 문화거리로 새단장하게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시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3개년에 걸쳐 쇠락한 구도심의 옛 성곽을 기준으로 서부·중앙동 일원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내용으로 왕평테마체험길, 금호강 구곡선유 투어길,하근찬 산책길, 백신애 생활문화존 등 6개 주제의 사업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도시재생사업은 한마디로 죽어가는 도심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특별법의 목적에도 도시의 자생적 성장기반을 확충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제고하며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등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한다고 돼 있다. 침체된 도시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물리·환경적으로 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적·사회문화적으로 도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서부동과 중앙동 일대가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벌써 기대감과 함께 행정기관의 사업 추진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12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발효된 이후 2014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했다. 정부는 도시재생사업 대상지로 향후 5년간 500곳을 지정하고 50조 원의 재원을 투입하는데 일자리창출과 주거환경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50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은 1개 자치단체에 어림잡아 1천억 원이 배분될 정도이고 이 사업이 새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발표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앞다투어 예산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이 사업과 관련 다양한 기획력이 동반될 경우 수백억 원대를 더 확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결론은 60억 원에 안주하지 말고 영천의 미래 먹거리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찾아보자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은 마을 기업과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여러 형태의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이를테면 금호강에 계절별 테마로 겨울철 스케이트장과 여름철 오리배 운영, 국숫집, 어묵집 등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다양한 사업이 가능한 만큼 예산도 다용도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영천에는 대마도를 정벌하고 야인 토벌 등에 탁월한 공을 세운 이순몽 장군을 비롯해 소설가 고 하근찬 선생 등 근·현대 인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제안도 가능하다는 것이 도시재생사업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사업추진에 따른 행정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전담 조직을 개편하는 등 발빠른 상황대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별법 9조에는 전략계획수립권자 (지방자치단체장)는 도시재생 관련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실제로 안동시를 비롯 상당수 인근 자치단체에서도 도시재생사업에 따른 예산 확보 등을 위해 사업팀을 꾸리는 등행정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영천시가 과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시가 한 일이라고는 지난 달 10일 집행부 구성과 주민협의체 위원 16명위촉이 전부이다. 주민협의체의 한 관계자는 “영천시가 예산을 확보한 지난해 11월 5일이후 관련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한차례 회의도 갖지 않는 등 10 여개월 동안 사업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말한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남만큼 해서는 늘 2등일 수밖에 없는데도 그것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영천시가 일자리 창출과 도시 발전의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이해와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냥 무사안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하여 주민 제안이나 공모사업 등을 추진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낼 전담 사업팀을 꾸려 지역발전 방안을 한시바삐 찾아야 한다. 영천시의 도시 재생사업 성공이 경북도내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최고라는 소리가 들려올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