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진 능력으로 도움이 필요한 지역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해주시고 이쁘게 봐주시니 매우 뿌듯한 마음입니다.“ 29일 화북면의 제일 끝자락에 위치한 영천시 화북면 상송리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께 미용 봉사활동을 펼친 가꿈헤어 이선향 원장은 “평소에도 내가 가진 능력을 나누는 데에 관심이 많았다”며 봉사활동에 대한 소감을 대신했다.
이날 경로당에는 이·미용 봉사활동 소식을 접한 어르신들이 일찍부터마을회관으로 몰려들면서 동네는 금세 북적거렸다. 오지 마을인 이곳 어르신들이 미용을 하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1시간 거리를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에 무더운 여름철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옆머리는 어떻게 잘라드릴까요? 짧은 머리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짧게 커트해드릴까요?” 미용실에서 손님을 맞이하듯 능숙하게 세팅을 마치고 어르신들을 자리에 앉혀 가운을 입힌 이 원장은 어르신들의 취향을 맞춰 주면서 능숙한 손놀림으로 머리 손질을 시작했다. 그녀는 머리를 손질하는내내 어르신들의 농사와 건강 문제를 걱정하며 부모님을 대하듯 다정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 한 할아버지의 터부룩한 흰 머리가 이 원장의 가위손으로 단정하게 손질되자, 대기하고 있던 할머니들은 “기왕에 깎는 거 수염까지 깎아주소”라고 부탁했다. 면도기를 가져오지 않았던 이 원장이 잔털을 정리하는 이발기로 어르신의 수염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기지를 발휘하자 할머니들은 박
수를 치며 응원했다.
이날 어르신 15명의 덥수룩했던 머리는 숙련된 이 원장의 가위솜씨를 만나 금세 깔끔해졌다.한 할머니는 미용실에 가기 쉽지 않은 늙은이들을 위해 마을까지 찾아줘서 너무 고맙다며 이 원장의손을 꼬옥 잡았고, 머리컷트를 마친 한 할아버지는 여름철은 특히 날도 덥고 농사일도 바빠 머리 손질하러 가기가 쉽지 않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원장은 오지마을 어르신들이 미용실이 멀어 불편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이날 봉사활동에 합류했다. 경산시 진량면 대동재활원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이선향 가꿈헤어 원장은 최근 영천에 샵을 열었다. 이 원장은 “정해진 시간에 많은 분들의 머리를 손질하는 것 자체가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주변에 미용실을 경영하시는 분들을 동참시켜 ‘사랑의 가위손’ 팀을 만들어 보다 많은 어르신들에게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