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 분야도 조예 깊어 부부 2인 작품전시회도 준비 가을바람이 살랑대는 시골길을 따라 들어가니 오른쪽으로 일본풍의 탑 같은 것이 보여 직감으로 ‘아~ 이 집이구나’ 알 수 있었다. 미리 전화를 해 두었기에 요네미치 토모유키(米道知之)씨는 마당을 서성거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아담한 한옥형식의 집에 일본식 정원을 가미하여 예쁘게 꾸며 놓았다. 안방으로 안내해 들어가니 부인 정외숙씨의 에테가미(繪手紙·일본식의 그림편지) 작품들이 벽에 가득 걸려있다.  외숙 씨가 대구에서 일할 때 고등학교 교사로 서울공항고등학교와 일본의 치토세(千歲)공항고등학교의 한일문화교류차 오가던 토모유키씨가 친구 따라 대구에 왔다가 만났단다. 제2의 인생을 한국에서서로 애정을 쌓아가다 2009년 일본에서 결혼을 하고 거기서 살다가 2015년 4월에 아내를 배려하는 차원과 제2의 인생을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아내의 고향인 북안면 옥천리에 들어오게 되었다. “시골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친절하고 순하다” 고 말하는 토모유키씨.한국어 중 발음이 제일 어렵단다. 일주일에 두 번 있는 다문화센터 한국어교실에 개근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한다는 토모유키씨를 두고 “뭐든지 한 가지에 빠지면 끝까지 하는 스타일” 이라며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아내인 정씨가 얘기한다.실제로 토모유키씨는 일본 서도(書道)의 달인이다. 일본 고등학교 서예연구회회장을 역임했고 서도의 최고단계까지 올랐다고 한다. 안방 천장에 크고 작은 붓들이 가득 걸려있다. 뿐만 아니라 운동도 빠지면 경지에 오를 때까지 좋아해 유도 2단, 검도 5단에 스키강사 2급 자격증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와 예술 분야에 부부가 같이 조예가 대단한 듯 보였다. 또한, 토모유키씨는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일본어 강사로도 일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일본어 기초 부터 회화까지 강의하는데 방학 때는 10여 명 정도가 수강할 만큼 인기가 있었으나 평소에는 2~3명이 전부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영천에 일본사람들이 많이 있느냐고 물으니 남자는 거의 없고 여자들이 몇 명있다고 말하며, 통일교 쪽 사람들이 많고 다문화센터에 나오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말한다. 만나는 일본사람들끼리는 일년에 서너 번 모임을 가진다고 했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배려심 농담 삼아 한국과 일본 대표팀 야구 경기를 하면 어느 팀을 응원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서로 각자의 나라를 응원하지 않겠느냐면서 웃는다. 그러면서 싸워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서로의 환경이나 역사에 대해서는 가급적 이야기를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은 좀 맞느냐고 물으니 “아 내가 저를 많이 배려해줘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뭐든지 잘 먹는 편이라 특별히 문제 될 건 없다”고 말했다. 아내인 정씨에게 어떤 음식을 잘해주느냐고물으니 “‘쇼와야끼’를 자주 해준다”고 말하면서 “돼지목살을 스테이크처럼 밀가루에 묻혀 굽고 밥 위에 놓아 양배추 등 채소와 함께 먹는 음식”이라고 설명을 해 준다. 고춧가루나 고추장 들어가는 음식은 전혀 안 한다면서 남편이 김치도 좋아하고 김밥, 삼계탕, 삼겹살 등 웬만한 건 다 소화한다고 자랑했다. 한국에 들어온 후 일본이 그립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아내가 옆에 있으니 그리운 줄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일 년에 한 번정도는 아들이 사는 홋카이도에 다녀온다”고 말했다.  집을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지었냐고 물으니 한옥 스타일이 좋을 것 같아서 특별히 아내의 설계로 지었다며 원래 밭이던 곳에 집을 짓고 집 뒤로 100평 정도 텃밭을 겸한 채소 생산지로 쓴단다. 한-일 문화교류사업 하고싶어 토모유키씨는 일본에서 고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퇴직을 했기 때문에 지금도일본에서 연금을 받아 경제적으로 안정돼있어 걱정이 없단다. 때가 되면 나름 큰 뜻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의 교류사업에 적극적으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도 영천의 한일문화교류회 회원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과 한국의 운전문화가 달라 처음에는 방향감각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서 괜찮다며 영천의 시장이나 마트, 다문화센터에 다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단다. 봉사활동으로 사회참여 다문화센터에서 추천해 한 달에 한 번은 봉사활동을 다닌다는 토모유키씨. 나자렛집에서 주로 봉사활동을 하는데 뭐하느냐는 물음에 “이것저것 다합니다. 청소도 하고 풀도 뽑고 어떤 때는 야채 다듬는일도 한다”고 말하며 부부가 같이 가시지 왜 혼자 하느냐고 물으니 “제 아내는 너무바쁜 사람” 이라며 허허 웃는다.   토모유키씨는 한 2년쯤 뒤에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본인의 서예 퍼포먼스 작품과 아내인 정 씨의 에테가미를 소재로 부부 2인 전시회를 꼭 열고 싶다고 했다. 사진 한 장 찍자는 부탁에 다정스러운 자세를 취하는 두 사람. 전시회 때 꼭 초대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돌아 나왔다. 최병식 기자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5-01 19:55:31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