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은 마을의 심부름꾼이고, 이웃 어르신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노방마을 윤성영 이장은 “어르신들이 힘들어 하는 일을 젊은 사람이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대구가 고향인 윤 이장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에 재학하던 중 만난 영천의 친구들로부터 ‘영천에서 함께 작업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2002년 노방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15년부터 이장 직을 맡아온 그는 올해 3년째다. 화남면 이장협의회 총무도 겸직하고 있다.“이방인이지만 마을에 들어온 지 15년 정도 되면서 대부분의 주민들과 정겹게 지낼 수 있었다”는 그는“마을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이 마을 일을 맡아 줬으면 좋겠다’고 권해 이장 직책을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방인이었던 그가 어르신들에게 신뢰를 얻은 이유를 묻자 “특별한 방법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마을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마을 사업을 함께 헤쳐 나가다보면 자연스레 마을공동체에 동화됐다”고 전했다.
“노방마을은 노인의 방처럼 따뜻한 동네라는 뜻입니다. 그 이름처럼 마을 어르신들은 정말 정이 많으셔서, 항상 저를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이방인으로서 적응에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어르신들의 지혜와 도움 덕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윤 이장은 평소 병원에 나가시는 어르신을 데려다 드리거나 장에 나가시는 어르신들의 짐을 실어다 드리며 어르신들의 발이 되기도 한다. 그는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제껏 마을을 지켜주신 어른들을 챙겨드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윤 이장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는 날엔 마을 어르신들을 집에 초대해 같이 나누어 먹으며 작은 잔치를 열기도 한다. 여러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그의 집은 이미 여러 사람들이 모여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됐다. 또한 몇 년 전부터는 마을 회의도 그의 집에서 한다. “이장이 되니 마을 주민의 전반적인 요구사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면과 협의하여 일을 해결하면서 굉장한 자부심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윤 이장은 마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여주며, “농촌의 미래는 농부에 있지 않고, 아이디어를 가진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농촌으로 많이 들어와 농업과 문화예술, 지식·기술 간의 융합을 이루어내야만 농촌이 생존할 수 있다”며 “노방마을을 농촌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마을로 만들 것”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성영 이장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화남면 사천 2리에서 ‘도예공방 윤’을 운영하고있다.
문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