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정서적 피로도 늘어나고 있다. 인간관계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려면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쉽게 적응하기도, 좋게 유지하기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만큼이나 복잡다단한 대상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친 업무나 충격적인 외상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이 있다.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Stress Disorder;PTSD)’는 비교적 현대에 와서 일반인들에게 관심 있게 알려진 것으로서, 사고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장기적으로 정서적 장애를 유발하는 현상을 주의 깊게 규정하였다.  이렇듯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문제는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 등을 통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갈수록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서 인식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적 질환에 대해 다소 흥미로운 관점을 가지고 있다. ‘오행(五行)’이라는 5가지 연결고리로 이루어진 구조는 한의학적 관점에서 세상의 다양한 분야를 분류시켜 놓았다. 그리고 그 5가지 분류들 간의 관계를 규정하여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점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는 각각의 성질로 인해 인접한 요소들 간에 서로 도움(生)이 되기도 하고 피해(克)를 주기도 하는데, 이를 각각 ‘상생(相生)’ · ‘상극(相克)’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면 나무(木)는 불(火)를 돕고 불(火)은 흙(土)을 도우며 흙(土)은 쇠(金)를 돕고 쇠(金)는 물(水)을 돕는다. 반대로 나무(木)는 흙(土)을 이기고 불(火)은 쇠(金)를 이기며 흙(土)은 물(水)을 이기고 쇠(金)는 나무(木)를 이긴다. 정서적 상태도 이런 식의 분류로서 5가지를 구분해 놓았는데 각각 ‘노여움(怒)·기쁨(喜)·생각(思)·슬픔/근심(悲/憂)·두려움/놀람(恐/驚)’이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상생·상극관계를 여기에 적용해보면 한의학적 정서 치료 요법의 하나가 된다.  즉 생각이 너무 많아서(思) 생긴 병은 환자를 고의로 분노(怒)하게 하여 정서적 응결(氣結)을 풀어지게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너무 우울(憂)하고 슬퍼해(悲)하고 있다면 그것을 이길 수(克) 있는 관계인 기쁨과 즐거움(喜)을 주도록 하여 마음이 풀어지도록 유도한다. 이외에도 특정상황에 많이 놀라 정서적 스트레스가지속되는 경우, 그와 유사한 상황에 지속적이고 점차적으로 강하게 노출되도록 하여 그러한 상황 자체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환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은 비단 정신적 자극이 아니라도 환자가 특정 행동을 지속하도록 유도하여 정신적 문제를 자신도 모르게 잊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벗어나서 현재하고 있는 작업에 몰두하게 만드는 이러한 방법은 주의를 전환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전통적으로 의사가 환자의 고민을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지지적요법과 함께 현대적 관점의 치료법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정신적 문제들은 다양한 사회적 환경 요인들에 의해 영향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경향이 있어서, 본인의 솔직한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거나 심지어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점에서 ‘화병(火病,Hwa-byung)’이 한국 특유의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병이라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다. 정서적 문제의 많은 부분이 우리 스스로 우리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할 줄 모르고, 나아가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본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적절히 표현하면서 스스로의 감정을 다독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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