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소유 국유림을 임대해 건축 중 부도가 나 20여년째 방치되고 있는 영천시 망정동 옛 제원예술대학교 건축물의 재개발 방안을포함한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원예술대학교는 지난 1995년 산림청 소유 국유림을 임대해 공사에 착수했으나 사업주 부도로 건축물이 수십 년째 방치되면서 안전사고 및 범죄 발생 위험에 노출되는 등 도심의 흉물로 전락했다. 특히 이 건축물은 2015년 국토교통부에서 공모한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사업에 선정돼 당시 재정비 가능성을 기대했다. 하지만 부지 소유자와 건축물 소유자 간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지난 3월 사업자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토지 소유자인 산림청은 건물주와 보상 협의과정에서 감정가 25억 원을 제시했으나 건물주가 70억 원에 철거비용 20억 원을 추가로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들어 건물 소유주가 도시 개발사업을 위한 구역지정을 제안했지만, 토지 소유권자인 산림청이 승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이 건축물 입구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팻말을 세워놓고 있지만, 일부 청소년들이 난입하는 등 우범지대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로 건물 내부에는 깨진 유리병과 이불, 부탄가스 통이 난무하는 등 쓰레기들이 곳곳에 방치돼 있고 비비탄알이 널브러져 있어 서바이벌게임장으로 사용된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건물 내부에는 철근이 무더기로 박혀있고 난간에는 추락을 막기 위한 어떠한 장치도 마련되어있지 않아 크고 작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벽에는 스프레이로 칠한 보기 민망하거나 음산한 내용의 낙서가 적혀있고 바닥에는 누군가 사용했던 수십 개의 양초가 나뒹굴고 있었다.
한편 지난해 2월 이곳에서 폐건축물을 활용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일부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고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애용되기도 한다.
영천시는 이제껏 흉물로 남아 도시 미관을 해치는 구역 정비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긴밀히 협조해산림청에 철거를 촉구하고 산림청과 건축주와의 협의를 유도해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방치되고 있는 제원예술대학교 부지 14만5천㎡가운데 국유지는 93%를 차지한다. 최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