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천시가 인구늘리기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지역인구 10만 지키기를 위한 각종 시책 발굴및 지역 주소갖기 운동 등 갖가지 인구증가 정책을 대대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한 도시의 인구란 그 지역 발전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한때는 아이 많이 낳는다고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자’고 하던 적의 기억이 또렷한데 참말로 격세지감이다.
도시를 제외한 농촌을 낀 모든 지역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의 심각성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와 닿아 향후 범정부적인 정책 방향도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초고령화시대로 접어들면서 경북도내에도 인근 군위를 비롯한 영양, 의성, 청송 등의 지자체는 이미 인구절벽에 자치단체가 소리없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고위험에 맞닥뜨린 상태다. 영천시도 최근 5년간 인구 변화를 보면 2012년 말 10만1,798명에서올해 7월 말 10만234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영천의 지난 한 해 출생자수는 638명인데 비해 사망자 수는 1,092명으로 조사됐고, 올 들어서는 7월 말 현재 출생자 수가 365명, 사망자는 639명이다. 계속 떨어지는 출산율도 문제다. 우리나라 2016년 출산율이 1.17이라는 최악의 수치를 보이는데 영천도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매월 40명 정도 많은 자연적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역세가 약화되어 교부세등 정부의 각종 지원금이 그만큼 줄어들고 불이익을 받게되니 발등에 불이 다름 아니다.
최근에 시작된 우리지역 공무원들의 인구 늘리기와 성장의 근간 확보를 위한 노력을 보며 안타까움을 넘어 연민의 정까지 느낀다. 담당부서를 필두로 각 읍·면·동의 직원들이 아침마다 지역내에 공단을 찾아가 현수막을 들고, 홍보 전단을 나누어준다. 이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전입을 유도하자는 것이고 한편으론 군부대에도 찾아가 독신자 간부들을 대상으로 주소 옮기기 시책을 알리는 등 인구증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인구 10만 유지’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젊은층 유입을 위한 출산장려금 지급과 보육지원 등 시책과, 청년일자리창출, 귀농·귀촌 지원사업, 정주여건 개선 등 다각적인 지원시책이 필요하다. 또한, 시가 추진하는 출생기념 아기 주민등록증 발급, 관내 기관단체 임직원들의 전입을 유도하는 지역 주소 갖기 운동 및 1마을 1가구 늘리기 운동 등 ‘인구늘리기 시책 지원조례’를 통한 인구유입 정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비슷한 지자체들의 천편일률적인 아이디어 말고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신성장 동력 산업 발굴의 마스터플랜 수립이 절실해 보인다. 어떤 위기가 와도 일시적인 안간힘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근본적인 타개책이 아니면 극복이 어렵다. 이와 함께 교육문제 또한 농촌인구 감소의 큰 요인이 되는 만큼 만족한 교육환경의 조성을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교육시설 및 기자재 확충과 우수교사 확보를 위한 투자 등 교육기관의 지원책도 강구해야 할 사안이다. 인구의 감소란 어쩌면 우리사회가산업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 듯 그저 바라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행정의 인구늘리기 묘안이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예측하기 섣부르다. 혹자는 대한민국은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행정에서 강제로하지 못한다는 말도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강제로 오라는게 아니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모든 정주조건을 잘 갖춰놓은 상대적 경쟁우위에 있는 곳이라면 살아보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다. 2018년 말에 완공예정인 동대구-영천간 복선전철만 믿고 감나무 아래서 홍시 기다리 듯 해서도 안된다. 김영석 영천시장의 말처럼 우리 영천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인구늘리기 원년으로 삼고 사람이 모여드는 살기 좋은 영천건설에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각종 시책을 추진해야 함에는 이견이 없다. 부디 시가 추진하는 인구늘리기 정책이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반짝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큰 성과로 열매를 맺어 화려하던 옛시절의 수준까지 채울 수가 있었으면 더 없이 좋을 터. 이를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도 시가 추진하는 인구늘리기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해야 한다. 순망치한, 다같이 잘 살아야 할 영천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