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산남의진’의 성역화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산남의진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최근 자양면 충효리에 위치한 산남의진 의병장 정환직·용기 부자의 묘역 정비 사업비로 5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앞서 기념사업회는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김정식 담나누미스토리텔링연구원장을 2대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산남의진 성역화사업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김 회장은 취임과 함께 지난 7월부터 각계 원로들을 고문과 자문위원으로, 학계와 대학교수들을 연구위원으로 위촉하고 이사진을 대폭 보강해 산남의진의 성역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계하고 구체화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선열들이 남긴 유무형의 역사자산을 연구 및 교육하고 성역화하는 등 다양한 선양사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그 계획서를 보면, 충효재와 정환직, 용기 부자 대장 묘역을 중심으로 하는 기념관 건립과 공원화사업, 후손 찾기,스토리텔링화, 순례를 포함한 축제화, 추모제, 시민교육 앱 발간, 지역간 연계, 대학생과 연계한 학술회 개최 등 문화콘텐츠 제작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정식 기념사업회장은 지난 9일 채널경북 강당에서 열린 강연에서 “산남의진은 전국에서 일어난 의병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담당했고 가장 장기간 왜병과 싸운 의병 조직이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대장의 이름을 쓰지 않고 산남의진이라는 진영을 내걸어 조직적인 항왜활동을 한 의진이었다”며 “산남의진을 영천의 자산으로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아울러 “산남의진은 인물보다 사회사 중심으로 보고,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적인 호국문화자산으로 승화, 발전시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산남의진은 구한말 항일운동의 대표적 의병 진영으로 1905년 일제의 강압으로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고종의 밀지를 받은 동엄 정환직 선생의 의거로 일어났다. 선생의고향인 영천을 중심으로 시작된 의진은 경북 남동부 일대에서 1,000여명이 참전하여 중군장 이한구를 비롯하여 대장만 해도 20여 명에 달했으며, 1907년 말부터 1908년 초까지 전개된 서울 진공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북상을 준비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기념사업회는 순국한 대장 정환직, 용기 부자를 비롯하여 이름이 밝혀진 449분 의병의 위패를 모시고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23년 건립된 자양면 충효재에서 매년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최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