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생기게 되면 그 원인에 따라 알맞은 작용을 하는 약물을 사용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막혀서 발생한 병은 뚫어주어야 하고 많이 배설되어서 발생하는 병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주어야 한다. 한약은 하나의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의 수가 매우 다양하다. 또한 비슷한 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른 한의사의 판단에 의해 구성 약재가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한약을 처방하는데 고려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매우 많은데, 동일한 병을 다르게 처방하여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은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한약재의 수가 무수히 많고 개별 한의사의 처방 구성이 제각각 다르다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약재의 속성에 따른 분류와 처방을 구성하는데 쓰이는 약재 배합의 대략적인 원칙이 존재한다. 이러한 큰 틀 안에서 비슷한 작용을 하는 약재들 중 무엇을 쓸 것인지 또는 어떠한 약재를 더 큰 용량으로 쓸 것인지를 고민하게 되고, 그러한 세부적인 선택 사항에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처방 구성의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이른바 ‘군(君)·신(臣)·좌(佐)·사(使)’라고 하는 한의학의 본초학(本草學)적 분류는 처방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약재들 간의 역할을 구분하여 약량을 조절하는데 사용된다. ‘군약(君藥)’은 그 병에 가장 주요한 치료 작용을 일으키는 약물로서 보통 가장 많은 용량이 들어간다. ‘신약(臣藥)’은 군약을 보조하여 치료 작용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좌약(佐藥)’은 그 병의 부수적인 증상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군약과 신약의 독성을 경감시키는 등의 작용을 한다. ‘사약(使藥)’은 처방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약재들이 조화롭게 치료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4가지 분류에 따라 알맞은 약재들을 조합하여 하나의 처방이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잘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치료효과가 달라질 것이다.개별 약재의 작용에 따른 구분은 대체로 ‘십제(十劑)’라고 하여 10가지 종류로 나누어 질 수 있다. ‘선제(宣劑)’는 뭉친 것을 흩어주는 역할을 하며, 생강·귤피 등이 해당된다. ‘통제(通劑)’는 막힌 것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며, 통초·방기 등이 속한다. ‘보제(補劑)’는 허약한 것을 보하는 약물로, 인삼·양육 등이 있다. ‘설제(洩劑)’는 막힌 것을 열어주는 약물로, 정력자·대황 등이 속한다. ‘경제(輕劑)’는 외사(外邪)를 풀어서 제거하는 작용을 하며, 마황·갈근 등이 있다. ‘중제(重劑)’는 심신을 안정시키는 약물로서, 자석·철분 등이 속한다. ‘활제(滑劑)’는 붙은 것을 떼어내는 작용을 하며, 동규자·유백피 등이 있다. ‘삽제(澀劑)’는 새는 것을 막아주는 작용을 하며, 모려·용골 등이 속한다. ‘조제(燥劑)’는 젖은 것을 말리는 작용을 하며, 상백피·적소두 등이 있다. ‘윤제(潤劑)’는 마른 것을 촉촉하게 하며, 백석영·자석영 등이 속한다.시중에 많은 건강기능 식품들과 한약재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몸에 좋다고 무조건 사 먹다 보면 오히려 다양한 작용을 하는 약재들끼리 서로 충돌하여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한약을 복용 중에는 기타 개인적으로 구매한 한약재들을 임의로 끓여서 함께 먹지 말고 담당 한의사와 상의한 후 결정하기를 바란다. 사실 우리가 섭취하는 다양한 음식들에도 모두 약의 성분이 뒤섞여 있다. 다만 그것이 약성(藥性)이 강력하지 못할뿐더러 약효(藥效)를 발휘할 정도로 정제되지도 못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먹어도 탈이 나지 않고 영양분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약은 시의 적절하게 사용되어 그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하고 오남용시 독(毒)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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