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신조어가 참 많이도 생긴다. ‘노키즈존’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 지역에는 아직 찾아보지 못했지만 노키즈존은 말 그대로 애들이 없는 장소를 일컫는다. 아이들이 부모와 같이 카페나 음식점에 와서 지나치게 떠들고 난리를 치는 상황에 부모라는 사람들은 그저 휴대폰을 보거나 자기들 끼리 수다만 떨며 아이들을 내버려 두더라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되고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어 당사자가 한마디 하면 부모라는 사람들은 아이를 나무라기는커녕 되레 화를 내며 따지고 든단다. 이런 상식밖의 행동을 하는 엄마들을 ‘맘충’이라고 부른다. ‘개저씨’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개’+‘아저씨’ 혹은 ‘개념없는 아저씨’의 준말이란다. 주로 여성이나 젊은층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갑질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틀딱충’ 또는 ‘틀딱’이란 은어도 있다. 차마 입에 담기도 뭐하지만 ‘틀니+딱딱+충’의 합성어로, 젊은층과 정서적으로 괴리되어 보수적이고 수구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노인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기성세대가 돼 이런 신조어나 젊은이들만의 은어를 들으면 자못 충격적이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씁쓸하기 그지 없고 돌이켜 생각하고 반성할 부분도 많다.‘꼰대’라는 말이 있었다. 예전에 아버지나 선생님같이 권위적인 사람을 그렇게 불렀었는데 요즘 젊은 학생들은 권위주의는 물론이고, 시대에 뒤따라가지 못하는 어른들의 행태를 ‘꼰대질’이라고 한다. 사회가 복잡화 전문화 되면서 세대간에 갈등과 부조화가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문제로 해석되지만 한편으론 자라는 청소년들의 현실인식이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이같은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큰 한가지 원인은 바로 인성교육의 부족이고 그 책임은 기성세대의 몫이다. 과거에는 혈연 중심의 대가족에 어른들이 자연스레 인성을 길렀으나, 오늘날 아이란 아이는 모두가 애지중지 귀한집 자녀들이고,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 어른들은 물질만능과 출세지향을 본보기로 내보이며 정신적 가치와 도덕적 덕목을 내팽개친 지 오래다. 또 공교육을 맡은 학교의 선생님들도 나름의 노력은 하겠지만 학부모의 민원이 두려워 인성을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아이들은 시나브로 어른들을 ‘개저씨’나 ‘틀딱충’으로 부를만큼 정서가 황폐화 돼가고 있다. 거창한 이야기 같지만 인성의 기본도 나로부터 또는 가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기초적인 가정교육은 사라지고 내 자식만 잘되고 내 자식만 최고여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서는 안된다. 위에서 말한 노키즈존이 왜 생겼겠나. 기성세대인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내가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우리 아이 기 죽인다고 인성교육을 소홀히 한 측면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이런 격심한 갈등국면을 바라보면서도 희망의 싹이 전혀 없는건 아니다.우리 시민들 각자의 마음 속에는 하나같이 힘을 합친 공동체 속에서 만이 우리 지역이나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다.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그렇고,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행동을 고칠 것이라는 적극적인 태도와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기꺼이 고칠 것이라는 인식도 모두 가지고 있다. 더불어 지역의 덕망있는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교육기관들이 앞장서서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인성교육에 매진하고, 공동체의식 함양에 대한 방향 제시도 했으면 좋겠다. 또한 정치인들을 포함한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시민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도덕성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의식 함양운동에 힘을 모은다면 분명히 우리 영천은 세대간 갈등이 적은, 전국에서 모범적인 성공한 자치단체의 사례가 될 것으로 믿는다. 무릇 영천사람이라면 적어도 해야 할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정도는 구분할 줄 아는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젊은이들이 ‘노오력’을 해도 아무것도 안되는 시대를 넘어 ‘노력’만으로도 이 사회의 튼튼한 구성원이 될 수있는 기반을 만들때다.꿈과 희망까지 포기한다는 ‘N포세대’의 팍팍한 삶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