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위에서 뛴지 100여 일이 지났다. 해설자 입장일 때가 좋았지 부족한 경험과 역량으로 의욕만 앞서니 마음만큼 쉽지가 않다. 좋은 기사만 써도 모자랄 판에 왜 굳이 남 헐뜯느냐고 뭐라 한다. ‘씰데없이 남 까레비는’ 나쁜 기사를 생산하여 당사자는 물론이려니와 주위 여러 사람들 힘들게 하느냐고 한다. 제 눈에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에 티만 보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지 돌아본다. 여기서 ‘나쁜 기사’라 하는 것은 비판기사를 얘기하는 듯한데 고백컨데 쓰는 사람의 마음도 편치 않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견제와 비판이 없는 신문은 이미 언론으로써의 가치를 잃어버린 찌라시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보다 나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데도 도움이 안된다는 걸 밝혀둔다.공연히 남의 나쁜 곳을 들춰내 알림으로써 당사자를 힘들게하고 내마음도 편치 않은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판 기사를 생산하는데는 거창할 것도 없지만 언론으로써의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자 함이다. 사실 비판 기사를 쓰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남을 험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듯 팩트의 정확성을 읽어야 사실에 접근할 수 있고, 연결지점을 확인하고 맥락을 끄집어 내고 진실을 밝혀야 기사를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결코 쉬운게 아니다. 신문사의 e-메일 받은메일함에는 매일같이 수많은 보도자료가 날아 온다. 각 기관이나 학교 또는 단체 등에서 나름 홍보를 원하는 내용을 기사 양식으로 보내오는 자료들이다.홍보성 기사이다 보니 대부분이 긍정적이고 때로 약간은 부풀리고 포장해서 보낸다는걸 알 수가 있다. 지방신문의 열악한 현실속에서 편집할 때 현장 확인없이 보도자료에 의지해 기사를 내보낸다는 사실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백하건대 한정된 인원에 영천의 곳곳에서 나날이 벌어지는 수 많은 행사나 사건의 현장에 다 가볼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신문의 사설처럼 앵무새 이야기도 나오고 공보직원 없으면 신문 못 만든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정부분은 맞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매일같이 열리는 행사나 사건의 현장에 발 빠르게 달려가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기사를 작성하고 싶은게 기자의 마음이다. 취재원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취재를 위해 찾아가거나 자료를 좀 달라고 하면 언론에 무슨 트라우마가 있는 것처럼 적대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를 홍보해 달라고 매달리고 조르는 사람도 있다. 홍보해 준다는데도 전전긍긍인 곳이 있는 반면 홍보를 못해 안달인 데도 있지만 왜 그런지 둘 사이의 차이란 건 100일된 기자의 눈에도 다 보인다. 신문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워치독(Watchdog)이라는 말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신문이 제 역할을 다 하려면 감시와 비판을 해야하고 그러다 보면 비판적인 기사가 안 만들어질 수가 없다. 언론이 본연의 임무인 비판 기능을 잃는다면 그것은 기관의 홍보지나 다름 없다. 결론적으로 이런 일련의 일들은 모두 우리 지역사회의 건강함이나 발전을 위한 일이라는 말이다. 또 언론이 권력의 전횡에 대해 어떻게 제대로 비판하고 감시하는 지에 대해서도 의식있는 시민이라면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앞으로 우리 신문은 지역의 아름다운 기사를 찾고 쓰기에 고민하고 매진할 것이다. 아울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감시하고 견제, 비판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믿는 것은 오로지 독자여러분들 뿐이다. 소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말없는 다수도 있다는 사실에 늘 눈과 귀를 기울이고 지역주민과 좀 더 가까이 소통하는 신문이 될 것이다.지역의 공공성을 지키는 일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맛나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는 게 우리의 임무가 아닌가 돌아보면서 더 이상 신문으로 불편한 사람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한 지역에 매우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눈을 딱 감고 있는 언론, 다시말해 적어도 슬리핑독 (Sleeping dog)이나 기레기는 되지 않아야 한다. 멋진 신문 경북동부신문을 위하여 때로는 응원도 해주고 쓴소리도 가차없이 해 주기를 당부드린다. 그런 응원과 비판이 더 좋은 기사, 더 품격있는 지면으로 독자 여러분 곁으로 다가갈 것이다.
즐겨찾기+ 최종편집: 2025-07-02 02:05:54 회원가입 전체기사보기 원격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동정
이 사람
데스크 칼럼
가장 많이 본 뉴스
상호: 경북동부신문 / 주소: 경상북도 영천시 최무선로 280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264 / 등록일 : 2003-06-10
발행인: 김형산 / 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보운 / 편집국장: 최병식 / 논설주간 조충래
mail: d3388100@hanmail.net / Tel: 054-338-8100 / Fax : 054-338-8130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