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하사탕”은 주인공을 통하여 순수를 잃어가는 사람의 비극을 보여 준다. 주인공은 무척이나 순수하고 멋진 청년이었지만 세월이 갈수록 자신의 본모습은 잃고 세상의 추한 모습에 물들어간다. 그 변해 가는 모습에 절망하며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결국 자살하고 마는데 철로에 서서 그를 향해 달려오는 기차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이 세상을 향해 마지막으로 쏟아내는 한마디. “나 다시 돌아갈래..”그는 어디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일까? 5년 전일까, 아님 10년 전일까. 그가 돌아가고 싶은 곳은 순수함을 가졌던 바로 처음의 그 자리인 것이다. 초심, 처음으로 가지는 마음을 말하는데 참 아름답고 고운 말이다. 우스개소리지만 훌륭한 인물이 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가 초심이고 둘째 열심, 셋째 뒷심. 그 반대편에 있는 것은 매너리즘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도 위험한 말, 매너리즘.우리가 초심을 잃어버리면 마음의 열정이 식고 겸손함과 배우려는 마음도 사라지고 마음 한쪽에서 조금씩 교만이 싹트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검사들도 임용때는 ‘검사 선서’라는 걸 한다. 그리고 검사는 오로지 진실에 근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켜야 하지만 썩은 검사를 이따금씩 본다. 또 공무원의 예를 들어보자. 공무원도 신규 임용때는 공직자로서 긍지와 보람을 갖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신명을 받쳐 임무를 완수할 거라는 선서를 하게 돼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 품었던 마음은 슬며시 잊어버리고 만다. 세월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영화 투캅스를 보면 초심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변하는 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중앙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원칙에 철두철미한 신세대 젊은 경찰이 부패해 가는 과정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작품이다. 우리가 살다보면 바쁜 일상에 쫓겨 하루 하루 시간의 노예가 되고 그런 중에 처음의 그 싱그러움과 순수하던 마음은 잊고 지낸다. 그만큼 초심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다.초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끝없는 성찰과 가끔씩 자신이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시말해 살면서 꾸준한 자기관리를 하는 도리 밖에 없다. 늘상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처음의 뜨거웠던 열정이 조금씩 시들해져 가기도 한다. 그런 하루하루에 익숙해지며 열정적인 마음은 점차 사그러들어 처음에 세웠던 계획이 현실과 타협하는 순간 몸과 마음은 초심과는 먼 거리에 가 있을 것이다. 매순간 다잡고 다잡아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간의 마음이니 늘 처음 그 자리로 돌아가 마음을 관찰해 보아야 한다. 먼 예를 들것도 없다. 이만희 국회의원이 후보자 시절에 서문오거리에서 자리 깔고 큰절하는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김영석 영천시장이 10여년 전 172표 차이로 당선증을 받던 그 시절의 그 감격이 아직 생생할 것이다. 그 분들은 아직도 그때 그 마음일까? 지금도 우리 지역에 정치를 할려는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보인다. 장사를 시작해 볼려는 사람도 있고 사업의 큰 꿈을 꾸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부디 지금, 처음 그마음 잊지말고 오래도록 끝까지 간직해 주기를 당부한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 기득권이 돼있는 인사들도 가끔 한번씩 처음의 그 마음과 변해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할 건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치는 게 좋을 듯 하다. 백번 양보해 매너리즘까지도 좋다. 부패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사리사욕 보다 지역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먼저 손 내미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는 낮은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항상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시민의 행복을 구현하는 마음으로 일해주기를 바란다. 가장 지혜롭고 아름다운 삶이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처음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 사는 것이다. 이제 곧 연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연초에 처음 소망하고 가졌던 다짐을 한번쯤 떠올려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