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아끼지 않고 말없이 봉사하는 사람을 보면 날개없는 천사같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늘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경제 발전에 따라 삶의 질은 나아졌지만 사회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개인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제도를 개선해 나가지만 제도만으로 메울 수 없는 틈새가 있고 이를 채우는 것이 자원봉사활동이다. 특히 자연적인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나 노약자, 장애인이나 갑작스런 천재지변에 실의에 빠진 사람이라면 더하다. 최근 우리 인근인 포항의 지진으로 이재민이 발생하고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도 가져왔다. 우리 시에서도 이웃의 고통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발빠르게 찾아가 성금도 기탁하고 자원봉사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곧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도 열릴 것이다. 1년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천사의 마음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의 사기를 북돋우고 자원봉사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행사다. 자원봉사라는 말은 이렇듯 우리 사회속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아무 대가없이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을 말하는데 자원(自願)이기 때문에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비록 이웃의 문제이긴 하지만 나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대가로 나 자신의 정신적인 만족과 보람 외에 어떤 금전적 보상을 바라면 안된다. 자기의 재능을 활용하고 증진한다고 해서 ‘재능기부’라고도 한다. 이론적인 자원봉사가 이렇다 해도 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 사회는 자원봉사에 대한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근래 봉사관련 단체의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봉사자들 중에는 기본이념이나 필요성에 대한 확신없이 일시적, 소영웅주의적 참가자들이 많단다. 물론 이런 사람들도 봉사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야 낫겠지만 봉사의 참된 가치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실질적으로 봉사를 하려면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재정적 뒷받침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 매번 쳐다보는게 관공서나 기업인게 현실이다. 자원봉사라는 말이 생긴이래 근래의 자원봉사는 맨처음의 그 순수성과 자율성, 정치적 중립성까지 잃어버린 위기라는 진단이 있는게 사실이다. 또, 봉사활동이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조직이나 관리, 교육 측면은 역시 전문가의 몫이고 이들이 일할 인프라가 필요하고 그 중심에 바로 자원봉사센터가 있다. 자원봉사센터가 생긴 이유가 민간의 자율성과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고 봉사 체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우리 지역에도 2013년 9월에 공급자와 수요자의 가교역할을 할 민간 종합자원봉사센터를 출범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행정이 예산 지원을 하면서 자원봉사센터를 마치 관변단체인양 취급하고 정치적 목적에 이용 하려는 시도는 경계해야 한다. 더구나 자치단체장의 선거용 선심수단으로 전락해서는 더욱 안된다. 행정이 재정지원은 하되 시민사회가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진정한 자원봉사의 가치와 의미를 지키는 일이다. 또한 자원봉사센터에서 하는 고민거리가 ‘진정한 자원봉사의 실현’이 아니라 ‘권력의 비위 맞추는 일이나 좀더 쉽고 편한 길을 찾는 것’이라면 곤란하다. 자원봉사자들도 어떤 인센티브나 교통비와 식대, 그리고 포상 등 반대급부를 바라고 봉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펼쳐 우리 속의 아름다운 사람으로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 역설같지만 가슴속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한다면 반대급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따라오는 것이다. 봉사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관심,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순수한 마음과 자발적으로 묵묵히 봉사활동 하시는 분들에게 누를 끼치는 말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거룩하고 참다운 봉사자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