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노자(老子)는 추운 겨울날 눈 쌓인 숲을 거닐다가 굵은 나뭇가지는 눈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부러지는 반면 가늘고 작은 가지는 눈이 쌓이자 자연스레 휘어져 눈을 떨어트린 후 원래대로 튕겨 오르는 모습을 보고는 ‘구부려 변화하는 것이 버티고 저항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이치로구나!’라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이 변화의 연속이다. 뒤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찰 정도의 변화를 매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에는 얼마나 어디까지 변화를 가져 올지 예측하기도 어려운 4차 산업혁명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개념 중 하나가 대량생산체제의 소유 개념에 대비해 나온 공유경제이다. 공유경제는 쉽게 말해 ‘나눠쓰기’란 뜻으로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를 의미한다.한때 중국은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며 서방 매체들로부터 ‘공유경제의 미래가 중국에 있다’는 극찬을 들었다. 숙소, 자전거를 시작으로 공유 유모차, 공유 세탁소를 비롯한 공유 헬스장, 공유 BMW까지 중국의 공유경제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놀랍기는 하다. 그러나 중국의 공유경제는 유휴자원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본연의 공유경제와는 달리 기업주도의 저가 단기 렌트에 가까워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극단적인 형태가 ‘공유 자전거 반달리즘(파괴행위)’이다. 3년 만에 1600만대로 늘어난 공유자전거가 중국 주요 도시의 도로와 인도, 공공주차장, 공원, 주택가를 모조리 점령하자 화가 난 주민들이 자전거를 훔쳐서 숨기거나 버려버리는 일까지 발생한 것이다. 필자는 ‘공유경제의 미래는 도서관에 있다’고 믿는다. 충분한 책을 보유하고 편리한 대출시스템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도서관이야 말로 공유경제의 대표이다. 도서관과 독서의 중요성은 공유경제가 아니더라도 예나 지금이나 말할 수 없이 크다. 도서관은 개인과 국가 발전의 기초가 되어 왔다. 정보기술 시대를 선도해 온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주 빌 게이츠 역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 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독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실상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유엔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의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이고, 성인 10명 중 9명은 독서량이 하루 10분이 안 된다고 한다. 심지어 1년 동안 성인 4명 중 1명은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으며 70%가 넘는 사람들이 한 번도 공공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그럼 우리가 살고 있는 영천은 어떨까? 영천시립도서관 이용자는 일 평균 800명, 대출권수도 일평균 360권에 이른다 하니 영천의 미래를 보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비결은 명품교육도시를 위한 열망이다. 열망은 장학금 조성과 교육 인프라 확장으로 이어졌다. 장학금 200억원 조성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고 300억원을 목표로 다시 뛰고 있다. 2014년 신축 개관한 영천시립도서관은 영천시민 수보다 많은 11만 6천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유아에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평생교육과 독서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공공도서관을 뒤져보면 그곳이 온통 파묻어 놓은 보물로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시민들이 더 많은 보물들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곧 영천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시민들이 더 행복할 수 있는 바탕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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