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에 발생한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참사를 보면서 안전문제에 있어 우리 사회의 불감증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 한다.
과연 앞으로도 얼마나 더 크고 많은 희생을 치러야 정신을 차릴 수 있나하는 생각뿐이다. 안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학습능력에 정말 회의가 들고 깨달을줄 모르니 말이다. 대형 참사때마다 지적되는 부실과 문제점들이 매번 고스란히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인명피해를 낸 화재사고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도출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크게 두가지로 줄여본다.
첫째는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이고 둘째는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외단열) 사용문제다. 화재는 발화 시점부터 소화까지 골든타임을 놓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게 뻔한데 불법주차로 소방차가 지나가야 할 길을 막아 놓으니 그 중요한 시간을 놓친 것이다. 5분만 지나면 불타는 건물의 내부는 아궁이와 같단다. 일반인들 입장에선 119에 신고하면 소방관들이 1분도 안되서 뿅하고 나타나서 불을 꺼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빨리 가고 싶다고 가지는 게 아니다. 불법주차로 인해 길이 안열리면 어떻게 되나. 고약한 사람들은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나타나도 직접적인 피해만 없으면 오불관이다. 지역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불법주차를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의식에만 매달렸어야 되겠는가.
또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를 사용한 건물들이 의외로 많다. 문제는 화재에 취약한 줄 알지만 경제적인 면만 생각하다보니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장재 마감으로 쓰는 대리석이나 판넬, 타일 등이 있지만 면적대비 또는 단열 효율대비 저렴한 시공법이 드라이비트라는 건데 이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불이나면 바로 타고 유독가스도 많이 나온다고 한다. 생명에 치명적인데도 저렴한 비용문제 때문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금이라도 법을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드라이비트를 절대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한다. 현재 시공되어 있는 건물들도 샅샅이 찾아 개선해야 할 일이다. 나의 일이 아니라고, 우리 지역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다면 언젠가는 내가 그 주인공이 될 수가 있다. 누군가 비명을 지르고 일이 생기기 전에 생명과 안전을 위한 보살핌을 소홀히 하지 말기를 바란다. 제천의 참사가 먼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