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연시의 연휴동안 한 권의 책을 접했다. 제목이 ‘신경끄기의 기술’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파워 블로거 마크 맨슨이 쓴 책이다. 저자는 무조건 노력하는 것만으로 인생이 특별해지거나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며, 앞뒤 따지지 않는 긍정은 오히려 독이라고 설파한다. 가끔씩은 내려놓고, 포기도 하고, 더 적게 신경 써야만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이 책은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 앞에서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뜻밖의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우리 인생이 더 나은 삶으로 가기 위한 5가지 가치관을 제시한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책임을 질 것, 우리가 옳다는 확신을 버리고 틀릴 가능성을 받아들일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거절하는 기술을 익힐 것, 우리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을 숙고할 것 등이다. 우리는 그동안 어쩌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일에 내내 연연하며 살아왔는 지도 모른다. 또 별거 아닌 일에 쉽게 감정이 동요되고, 꽤 오랜 시간 동안 그 일을 머릿 속에 끌어 안고 지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속에 발디디고 사는 동안에는 자의든 타의든 갖가지 걱정거리들을 부여안고 신경쓰며 사는게 우리다. 사람은 누구나 인간답게 살고싶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인가. 어떤게 행복한 삶일까. 행복에 관한 교과서적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기는 하다. 우선,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정도의 소득이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 문화적 소양과 지식을 갖추고 다양한 취미 및 여가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헌법 34조 1항에도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과서 수준의 행복도 못누리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문제가 있고, 오히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이상향 같다. 올해 라이프 스타일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는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에 등장하는 말인데 글자대로 해석하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큰 행복이 아니라도 인생을 즐기면서 평범한 일상속의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소확행이란다. 소확행을 통하면 욜로를 만날까. 하지만 소확행이라도 누릴려면 위에서 말한 기본적인 조건들이 갖춰졌을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닐까. 현실을 들여다보면 정부는 매스컴을 통해 매일같이 장밋빛 경제전망을 내놓고 있어도 우리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연말연시 특수도 없고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들은 피자 한판, 통닭 한 마리 시켜 먹는 것도 심사숙고해야 하고 가족여행이라면 꿈조차 꾸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을 앞에두고 “안 굶으면 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나. 배 고프던 시절에사 삼시 세끼면 족했지만 21세기를 살며 경제대국 반열에 끼어든 오늘날에 합당한 말인가.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에게는 올해도 벌어먹고 사느라 예외 없이 힘들 한해다. 부디 시정을 이끄는 사람들이 추운 겨울에 우리 지역에 인간다운 삶은 차치하더라도 가난으로 소외받는 사람의 처절한 삶은 없는 지 꼼꼼히 챙겨봐야 할 것이다. 쪼그라드는 경제불황속에 서민들의 실물경제에 드리우는 짙은 그늘을 걷어주고, 그들의 얇은 지갑에 담기는 한숨을 털어주어야 한다. 그들에게도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행복, 소확행 하나쯤 만들어 주어야 한다. 너무 집착하다 보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앞서 말한 책의 제목처럼 과도하게 신경 썼던 일이나 감정들의 스위치를 끄고 살려고 노력해 본다. 하지만 원래 신경을 쓰는 것이 본성이라 오히려 신경을 끄는 것이 더 어렵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모두가 다르다. 동화속 파랑새처럼 우리들이 애타게 찾고 추구하는 행복도 알고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지 모른다. 신경끄고 말하면 모든 것은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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