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영하로 떨어지는 한파에 빙판길에 넘어져 엉덩이와 대퇴,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고령의 환자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겨울철 낙상은 인체가 차가운 기온으로 인해 수축되어 있고 경직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추락 시에 자칫 관절이나 척추신경이 손상 받는다면 그 후유증은 훨씬 더 오래갈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를 연결하는 관절을 말한다. 고관절을 해부학적으로 살펴보면 골반뼈 바깥이 움푹 들어간 소켓과 같은 역할을 하고, 넓적다리인 대퇴골의 대퇴골두 절반 이상이 이 소켓 안에 들어간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어깨나 무릎 등 다른 운동관절과 달리 인대와 근육으로 단단하게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형태이다. 이렇게 단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하체와 상체를 결속하며 상체의 무게를 균형감 있게 잘 지탱할 수 있고, 하체의 과격한 운동에도 탈구가 쉬이 발생하지 않으며 골절 또한 드물게 일어난다. 그러나 노년층에서는 이러한 고관절 주변의 인대나 근육의 결속이 약해지고, 골밀도가 낮아져서 가벼운 빙판길 낙상으로도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노년층 고관절 골절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고관절의 고령층 약화의 주된 원인은 골다공증이다. 골밀도를 유지하는 것은 고관절 골절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척추관절 질환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낙상으로 뼈에 큰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골밀도가 높아 뼈의 강도로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면 그만큼 골절이 일어날 위험은 낮아지게 된다. 골밀도를 높이려면 영양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칼슘,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이 좋고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타민D는 햇빛을 통해 체내에 합성되는 성분이기 때문에 실외생활이 줄어드는 겨울에 더욱 결핍되기가 쉽다.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달걀노른자, 우유, 치즈, 연어, 대구 등의 기름진 생선이 있다. 비타민 D를 합성시키기 위해 햇빛을 자주 쬐어주는 것도 좋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골다공증 치료가 필요하다. 뼈와 관절을 강건하게 하기위해 녹용, 두충, 우슬, 구판 등의 한약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보약을 먹어주는 것도 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 또한 필수적이다. 노년층에서 고관절 골절이 많은 또 다른 이유는 인대와 근육의 약화이기 때문에 근력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유지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척추, 고관절의 부상을 방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근력이 강하고 유연성이 높다면 넘어질 확률 자체도 줄어들며 넘어지더라도 근육으로부터 쿠션처럼 뼈를 보호받게 되어 골절의 위험성이 감소된다. 노년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걷기, 수영이나 물 속에서 걷는 것 등이 있을 수 있겠다.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낙상사고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기에 낙상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명을 밝게 하고 욕실이나 물이 있는 환경을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깔개를 깔아 바꾼다면 노년에 건강한 고관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