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100년의 역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해 12월 채널A TV 프로그램 ‘서민갑부’에 출연해 큰 화제를 모은 영천 공설시장의 포항 할매집 대표 이순덕 여사는 “방송이 나간 후 택배주문이 너무 많아 전화도 끊어놓았다. 영천뿐 아니라 타지에서도 너무 많이 찾아오셔서 매일 몸살을 달고 산다”며 웃어 보였다. 이미 영천의 대표적인 곰탕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포항할매집은 방송이 나간 후 손님들이 인근 어물전까지 줄 서 기다릴 만큼 호황을 맞고 있다. 부모님의 “국밥집에 시집가면 잘 먹고 산다”는 말에 대구 팔공산자락 무태에서 영천으로 시집온 그녀는 국밥과 함께 50년의 세월을 지내왔다. “시어르신 밑에서 함께 일하며 시집살이도 호되게 했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냉난방도 되지 않고 가스도 없던 시절, 만삭의 몸으로 아이까지 업고 여름에는 열기와, 겨울에는 칼바람과 싸워가며 가마에 불을 때 곰탕을 끓였다”고 고생담을 전했다. 이 대표는 또한 곰탕을 가르쳐준 시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온 종일 고기를 썰어 손이 베고 팔이 굽은 시어머니를 볼때마다 ‘나는 시어머니처럼 안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돌아보니 나도 시어머니와 똑같이 살고 있더라”면서,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견딜 수 있도록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시어머니께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시어머니 故 한경화 여사는 포항에서 영천으로 이사와 1950년 남편 故 임작지 옹과 함께 1950년 곰탕집을 열었으며 포항에서 온 그녀에게 손님들이 ‘포항 할매’라고 친근하게 부르던 것이 상호가 되어 지금까지 그 역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한군데서 장사를 오래하다보니 단골손님들이 많다”면서, “한번 오신 손님들이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직도 다른 곰탕집을 찾아가고 조리법을 적용시키는 등 손님들께 더욱 맛있는 곰탕을 대접하기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예전에는 먹고살기 위해 식당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사명감으로 매일을 버티고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 대표의 소망은 3대를 이은 곰탕집이 100년을 채우는 것이다. 그녀는 8년 전부터 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으며, 둘째 딸과 사위가 울산에서 2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그녀의 큰 딸은 영천에서 ‘희락식당’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식당을 하는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이다. 손님들은 배가 고프기보다 한 번의 미소와 친절이 더 고플 수 있다.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진실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면, 100년의 역사가 반드시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