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인들은 어떠한 특이한 일이 발생하면, 그것은 곧 미래에 발생할 어떠한 일의 전조라 믿고, 사전의 일을 통하여 미래의 일을 추측하거나 판단하였다. 이것이 곧 점복이며, 사전에 나타난 일들이 곧 예언이다. 여기에서의 예언은 인과관계로 치면 인(因) 곧 원인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점복이란 인과관계의 인으로부터 과(果) 즉 결과를 미리 알아내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인에 해당하는 예조를 기초로 한 결과의 추측, 즉 점복의 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축척된 지식의 소산이다. 제정일치 사회에서의 점자(占者)는 신탁을 통해 백성을 다스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후 점만을 전문으로 하는 집단이 생기면서 분화(업)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삼국유사』에 소재된 내용 가운데 점복과 예언을 대상으로 설정하여, 왕의 예언, 일관(日官)의 점복, 동물점 예언, 점복가의 분석 등 네 가지로 그 내용을 검토해 보았다. 『삼국유사』에서 일관, 점복 등 예언과 관련된 어휘는 모두 19편에 이르고 있다. 전문적으로 예언을 담당하는 점성가를 중심으로 국가적 상황과 관련된 내용은 14편이 있으며 사적인 점복은 9회에 걸쳐 소개되고 있다. 이들 『삼국유사』에 소재된 점복과 예언은 단순히 맞고 틀리고의 문제를 넘어 당시 기성종교가 유입되기 전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믿음의 한 형태이며 민간신앙이 고등종교인 불교와 만남을 통해 다툼도 있었고, 그 다툼의 수단으로 예언과 치병이 동원되고 있다고 보았다. 일연은 『삼국유사』를 통해 점과 예언을 소개하면서 “점을 쳐보면 마음과 소행이 서로 일치되면 감응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마음에 이르지 않으니 이름하여 허류(虛謬)라고 한다.”며 점을 치는 복술자, 당사자 모두 동기감응(同氣感應)이 있고 한결같은 마음이 있을 때만 그 바라는 바 성취된다고 보고 있다. 풍수신앙은 묘나 집터가 지역에 따라 길흉이 있다고 믿는 신앙이다. 어떤 지세나 땅의 형세는 복을 받을 수 있다거나 또는 화를 당할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은 풍수가 길흉화복을 점치는 민간신앙이다. 풍수지리설은 불교의 흥성에 비례하여 상당히 유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라에서 불교가 주로 지배세력과 밀착되어 경주중심으로 발전되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불교에 부수되어 전래된 풍수지리설도 왕궁이나 왕릉 및 지배세력과 연결된 사찰의 기지선정 등 경주를 중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산천의 흉한 형세로 빚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풍수적 견지에서 황룡사구층탑을 건립하는 것이 바로 산천의 형세에 대처방법으로서의 불탑을 활용하였다는 것은 이후 나말여초(羅末麗初)에 비보사탑설의 공간적 정립 이유 및 정치주도 세력에 의한 사회적 이데올로기로 활용되었다. 그리고 수로왕이 도읍으로 정하는 등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데 풍수를 믿었다는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민간에도 널리 보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에는「남해왕조(南解王條)」,「오대산 월정사」,「의상대사와 낙산」,「경덕왕의 백율사」,「법왕사」,「자운사」,「왕륜사」,「내제석사」,「사나사」,「신흥사」,「문수사」,「원통사」,「지장사」등 풍수적 내용이 포함된 민간신앙적 요소가 보이는데 이에는 풍수적 내용은 물론 다양한 민속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최치원의「대고복사비명(大嵩福寺碑銘)」또한 8세기 말 신라왕실의 왕릉지 선정을 둘러싸고 풍수와 불교가 벌이는 문화교섭의 양상의 내용 중에 신장하는 문화요소인 풍수가 기존의 지배적문화요소인 불교와 경합하다가 채택되어 수용되는 교섭과정의 단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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