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의 마라토너들이 영천댐 벚꽃길을 달렸다. 세찬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렸지만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하는 이들은 환호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냈다. 영천댐에서 화북면 정각리까지 이어지는 벚꽃100리길 구간은 국내 보기드문 마라톤 코스로 ‘2018영천댐벚꽃100리길 마라톤대회’가 14일 영천댐 일원에서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8영천댐벚꽃100리길 마라톤대회는 우중임에도 불구하고 1천2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영천댐 벚꽃길의 명성을 알렸다. 채널경북 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는 충효사 해공큰스님, 이만희 국회의원, 장상길 영천시부시장, 김순화 영천시의회의장, 이갑수 영천경찰서장, 이상무 영천소방서장, 김우영 영천교육장, 성기철 농협 영천시지부장, 이연화 영천시마라톤연합회장, 대구은행 황진모 부장, 손봉기 영천시육상연맹회장, 정광원 바르게살기영천시협의회장 등 내빈이 함께 자리했다. 특히 이날 대한통불교 조계종 소속 스님 50여명이 5km구간 단체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 영천댐 수변공원에서 집결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렸지만 선수들은 몸풀기와 각 동호인 단체들간 우의를 다지면서 축제의 분위기 였다.
하프코스 참가자들은 영천댐공원을 출발해 묘각사와 강호정, 자양면사무소, 망향공원을 지나 삼귀다리를 지난 지점을 반환점으로 힘찬 레이스를 펼치며 만개 후 특유의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한 영천댐 주변 벚꽃길 속으로 힘찬 레이스를 펼치며 비에 젖은 영천댐 풍광을 온몸으로 느꼈다. 이날 대회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한 5km와 10km, 전문 마라토너를 위한 하프코스 등 3개 부분으로 나뉘어 열렸다. 이날 하프 코스 남자 부문에서는 김보건(1시간 16분 43초), 여자 부문에서는 이정숙(1시간 31분 02초) 씨가 각각 우승했다. 10㎞ 코스에선 남자 부문은 장성연(33분 57초), 여자 부문에선 류승화(41분 54초)씨가 1위로 들어왔다. 5km부문 남자는 박광택(17분 59초), 여자부문은 김은주(26분 48초)씨가 1위로 골인했다.
-종목별 우승자 인터뷰
1. 하프 남자 김보건
“소낙비같은 비와 바람이 불고 추워서 날씨가 최악이었다. 비가 안온다면 벚꽃길에 코스와 경치는 무척 좋은 것같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영천에는 처음으로 왔다는 김보건(31·경기 광명시)씨.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참가한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남자 하프 종목에서 1시간 16분 43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2012년 대학시절부터 오래달리기를 시작으로 마라톤과 맺은 인연이 이제 인생의 동반자처럼 돼 신나고 즐거운 도전이 됐단다. 마라톤을 하며 전국의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뛰는 일도 하나의 즐거움이 됐다.김 씨는 “비가 많이 오는데도 대회를 열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내년에도 꼭 출전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싶다.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하고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2. 하프 여자 이정숙
여자 하프코스에서는 이번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정숙(53· 충남 천안시) 씨가 1시간 31분0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대회 오기전부터 감기가 걸려 몸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영천에 처음 온 건데 비가 와도 기분좋게 뛰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는 이 씨는 천안에서 학교 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2003년부터 육상부 학생들을 가르치며 마라톤을 시작했다. “기록이 평소보다 상당히 늦기는 하지만 즐겁게 뛰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날씨마저 추워서 손까지 시렸지만 마라톤이란 즐기면서 뛰는 거라 다 이겨낼 수 있다”며 활짝 웃어보였다.“내년 대회에는 날씨가 좋아 꼭 벚꽃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바램을 나타내고 “마라톤은 여성들한테 더없이 좋은 운동인 것같다”며 애착을 보였다.3. 10km 남자 장성연
“비가 내려도 기온만 좀 높으면 달리기 수월할건데 추워서 몸이 경직된 상태에서 뛰어서 힘들었다” 울진군청의 장성연(34세)씨가 이번 대회 10km 남자 종목에서 33분 57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장 씨는 전국 규모의 10km코스와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하는 전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학창시절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활동을 하였으나 부상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취미삼아 다시 시작한 마라톤으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그는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경북도민체육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처음 참가한 대회지만 코스도 좋고 경치도 좋은데 날씨만 좋았다면 더없이 좋은 대회가 될거같다”며 “내년에는 좋은 날씨가 되리라고 믿으며 좋은 기록을 한번 세우고 싶다”고 다짐을 말했다.4. 10km 여자 류승화
2018영천댐벚꽃100리길마라톤대회 10km 코스 여자부에서 류승화(41·충남 천안시)씨가 41분 57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호수를 낀 시원한 코스에 매료돼 비는 쏟아졌지만 평소처럼 무난하게 달려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호회 훈련과 개인훈련을 병행하는 류씨는 일주일에 5일, 하루에 10km 이상씩은 부지런히 꼭 달린다고 했다. “혼자 강변을 따라 몇 시간 달리고 나면 근심걱정도 다 잊게 돼 매일 달린다”고 전했다. 꾸준한 훈련으로 류씨는 1년중 많은 대회를 다닌다는 그녀의 무기는 강철 체력이다. 2015년 조선일보 춘천 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 여자부 등 여러대회에서 우승하며 류씨의 명성은 이미 전국에서 인정받는 실력자다. 류씨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추웠지만 진정한 마라토너는 그런데 개의치 않는다”며 “우승해서 기분이 좋고 내년에도 꼭 참가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 5km 남자 박광택
“비가 많이 내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출발해 초반에 약간 힘들었다”17분 59초(비공식)의 기록으로 5km종목 남자 1위로 골인한 박광택씨. 박 씨의 고향은 영천이다. 대구에서 출전한 박씨는 야사동에서 태어나 대창에서 30년 가까이 살았다고 말했다.“지난 2월에 열린 밀양대회에 참가하여 이번 대회 홍보를 위해 걸어놓은 현수막을 보고 참가했다“고 말하는 그는 날씨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뛰는 사람은 날씨와는 관계가 없다. 뛰는 것 자체가 즐거워 그런데 별로 신경쓰지 않는 다“고 말했다.주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좋았다고 전하는 박씨는 “이런 대회를 열어주신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기회가 된다면 매년 참가해 다른 종목에서 좋은 기록도 세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6. 5Km 여자 김은주
“이번 영천댐벚꽃100리길 마라톤대회 1위 수상으로 제 자신을 다시 찾았습니다“ 우수한 기록(26분 48초, 비공식)으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 김은주 씨는 “경주에서 빗길을 뚫고 이까지 왔는데, 우승의 영광을 차지해 너무나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최근 주부로서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마라톤대회 수상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전했다.“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씨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힘든 과정 속에서 이루는 것은 더 멋지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고 말한 김 씨는 “비록 예년보다 벚꽃 개화가 일러 벚꽃이 만개한 길을 달리지는 못했지만,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영천의 코스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