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때가 때인지라 선거 열기는 달아오르고 각 정당들마다 공천문제로 분주하다. 이번 지방선 거는 ‘지방분권’과 풀뿌리 정치의 정 착을 위한 중요한 선거다.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이야 권력 을 손에 넣어려는 사사로운 욕심이 겠지만 지역에 발을 딛고 사는 주민 들의 입장에서는 누구를 선택해야 이곳이 그야말로 획기적으로 발전하 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선거일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 메이저 정당들의 본선 후보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조만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낼 것으 로 보인다. 취재차 영천시장을 비롯한 광역의 원에서 기초의원들까지 예비후보자 들을 만나러 다니다 보면 우리도 모 르게 주요정당의 후보군들이나 지역 의 대표성을 강하게 띠는 자치단체 장의 후보군들에 눈길이 많이가고 또한 신문 기사도 그들 위주로 쓰는 게 사실이다. 이를두고 무소속 후보들이나 기초 의원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은 불만 섞인 목소리를 자주 토로한다. 그도 그럴것이 한나라당에서 새 누리당, 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문패는 적어도 이 지역 에서는 필승의 보증수표 논리가 통 한지 오래기 때문이고, 또 그 당의 후보가 공천을 받았을 경우 유력후보가 되기 때문에 관심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현정부가 집 권하면서 프리미엄을 업은 집권당의 후보들로 선거구도의 균열 징후들이 곳곳에서 보이니 거기에도 관심이 안갈 수가 없다. 그리고 두 당 모두 공천을 두고 확 실한 비교우위에 있는 후보자가 없 으면서 시간만 질질끌어 오늘 내일 하는 동안 무소속이나 기초의원 예 비 후보들에게 관심을 크게 두지 못 했던 것을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이 지역문제 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풀어나가 는데 있다고 보면 지방선거에서 지 역의 일꾼을 선택하는 일은 대선이 나 총선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 광역의원이나 기초의 원 예비후보자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이다. 지자체장 후보들이 언론의 관심 을 끌고 조명을 받으면서 권역별 규 모의 선거를 펼친다면 기초의원 후 보들은 우리 동네, 우리부락 구석 구석을 누비면서 지역 주민들을 대 상으로 거의 일대일 선거운동을 하 고 있다. 이 른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한사람이라도 더 만날려고 애쓰면서 명함을 돌리고 악수를 나누며 지역 의 관심사와 살림에 대해 주민들과 깨알같은 이야기를 나누는게 하루일과다. 취재를 다니면서 만난 어떤 예비 후보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기 초의원 후보라는 사실이 처량하다 고 털어 놓는다. 유권자들과 언론의 무관심, 거기 다 소속 정당마저 홀대하는데 힘겨 운 발품을 팔고 있지만 현실 속의 여러 가지 악조건에 힘이 빠지고 피 로도만 높아 간다는 푸념이다. 또다른 후보는 하루에 수백장의 명함을 돌리며 주민들을 찾아 다니 지만 유권자들의 반응 또한 싸늘하 단다. 어렵게 건내준 명함도 유심히 눈 길을 주고 따라가 보면 금방 쓰레 기통에 들어가기 일쑤고 하루에도 몇군데씩 행사장을 쫒아가지만 단 체장 선거 후보자들의 그늘에 가려 찬밥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하소연 한다. 이 후보는 발품 파는 거는 어렵지 않은데 관심을 주지 않으니 솔직히 외롭고 처량하다는 생각이 불쑥불 쑥 든다고 말했다. 또 소속 정당이 있는 후보들도 당 의 무관심이 이들을 힘들게 한다고 얘기한다. 당이 온통 시장선거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자신들은 머슴같단다. 이런 일의 원인이 바로 기초의원 정 당공천제 아니겠느냐며 푸념한다. 정당차원의 정책이나 선거지원은 해주지도 않으면서 각종 주문사항은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이 이 런 점을 간과하고 있다가 늦게 인식 한데 대해서 솔직히 미안한 생각조 차 든다. 지방선거란 자치법에 따른 지방의 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뽑 는 선거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열 악한 조건에서 고군분투 중인 우리 이웃의 광역이나 기초의원 후보자 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야 된다. 이들 후보들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지방자치를 근간으로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내실이 더 욱 견고해 질 수 있다. 유권자들이 지방선거는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만 뽑는 선거가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구석구석 가 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살림까지 속 속들이 알고 그 살림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해줄 사람들이 바로 광 역․기초의원들이다. 지역주민들, 그 중에서도 유권자 들이 이번 선거에서 그들의 선거운 동에 특별히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하 는 이유가 거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