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바람소리, 쇳소리, 매미소리, 맥박 뛰는 소리, 라디오의 잡음과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을 이명(耳鳴)이라 한다. 이명은 일정하게 저음이나 고음의 소리로 들리기도 하고, 저음과 고음을 넘나들며 나타나기도 하며, 잠깐 들렸다가 안 들리는 경우도 있고 혹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들리는 경우도 있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명은 정상인의 95% 이상에서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체 인구의 17%가 이명으로 불편감을 겪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명환자는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는 통계결과가 밝혀졌다. 양방의학에서는 이명을 심장박동과 같이 나타나는 박동성 이명과 그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비박동성 이명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중이염이나 달팽이관의 이상, 외부의 충격, 종양 등의 뚜렷한 원인이 있어 나타나는 외상성이명과 원인불명의 이유로 나타나는 신경성 이명으로 구분한다. 이명의 원인은 다양하고 따라서 복잡한 질환이다. 박동성 이명은 귀 주위 혈관 이상이나 귓속 유스타키오관을 움직이는 미세근육의 경련 등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박동성 이명은 청각신경의 노화나, 소음 노출, 신경세포 손상, 중이염, 청신경 종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의 진단을 위해 행해지는 검사는 기본적으로 고막검사, 이내시경검사, 청각검사 등이 있을 수 있고 그밖에 혈액검사나 알레르기 검사, 심전도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검사들에도 불구하고 원인 증상을 찾기 힘든 경우에는 신경성 이명이라는 판정을 받고 한방으로 눈을 돌리는 환자들의 추세가 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耳者腎之竅(귀는 신장의 구멍이다)’라고 하여 일차적으로 귀에 문제가 생기면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본다. 이 때 신장은 해부학적인 콩팥이 아니라 한의학적 오장육부의 개념인 腎臟이다. 이명이 생기는 원인을 한의학에서는 크게 다음과 같이 본다. 첫째는 기(氣)가 허한 경우이다. 특히 신장의 기운이 허할 때 나타나는데 이 경우 이명이 비교적 낮은 저음으로 나타나게 되며, 그 외에 식은땀을 흘리고 팔다리에 기운이 없어지고, 허리가 무지근하게 아픈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둘째는 기(氣)가 울체되는 경우이다. 지나치게 화를 많이 낸다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에 기의 흐름이 막혀서 이명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경우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안되거나 대소변이 시원치 않으며, 혹은 어깨와 목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고 손발이 붓고 저리는 증상이 동반하기도 한다. 이명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는 단순히 귀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기혈 장부와 연관지어 전체적인 치료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신장의 기운이 약해져 나타난 이명은 신장의 기능을 북돋아주고 기혈을 회복시켜주는 보약을 써야하고, 스트레스나 화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에는 화를 내리고 기를 순행시켜주는 한약을 써야한다. 또한 이명은 보편적으로 낮보다는 밤에 조용할 때 심해져서 2차적으로 불면과 우울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마음을 다스리고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처방을 겸용하여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귀로 통하는 혈류를 높이기 위해 해당하는 침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 같이 이명은 다양한 원인을 파악하여 원인에 맞는 조속한 치료가 필요하며, 이명이 오래되고 방치될 경우에는 난청과 소리를 못듣는 이롱(耳聾)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의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영천손한방병원:054-334-4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