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텃밭 영천이 무너졌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영천시장 무소속 최기문 후보가 초 접전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자유한국당 김수용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지난 선거에서 싹쓸이 했던 자유한국당 기초의원은 10석 가운데 절반인 5석을 얻으면서 보수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이 3석이나 당선됐고, 지난 선거때까지 후보 조차 내지 못했던 더불어 민주당은 2석이나 건졌다. 시장과 도의원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선전하면서 한국당과 접전을 벌이는 등 지역 정치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 공천=당선이라 공식이 무너지면서 영천지역에 새로운 정치지형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이만희 국회의원의 정치적인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역 정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영천은 4년전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도의원은 물론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당선인 10명 가운데 ‘라 선거구’ 무소속 이상근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는 새누리당이 싹쓸이 했다. 비례대표 2석도 모두 새누리당의 차지였다. 지역정가에는 이번 6.13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개혁이라고도 평가하고 있다. 앞서 영천은 일찌감치 무소속 돌풍지역으로 거론됐다. 자유한국당 아성인 영천지역에서 공천에 탈락한 유력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자유한국당 후보들과 접전이 예견됐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김수용 후보를 공천하면서 경선에 참여했던 두 후보가 불공정 경선이라고 반발하면서 민심이반 현상이 심각했다. 게다가 기초의원과 도의원 경선 과정에서 불복한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기문 영천시장 후보를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가 결성되는 분위기였다. 공천 불공정 여파로 한국당 여론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투표가 유력시 됐던 도의원 제2선거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영천시장 경선에서 탈락한 최동호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한 것도 이번 선거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유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후보자의 동생 등 2명이 지역구 주민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불법선거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지역 민심이 크게 이반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영천시장 여론조사에서 김수용 후보가 초 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개표 결과 큰 표차로 패하면서 경찰청장 출신인 최기문 후보의 인물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