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우리신문은 ‘버려진 양심’이라는 제하의 사진 한 장을 실은 적이 있다. 토요일 밤의 열기가 남아있는 강변공원 평상에 펼쳐진 무질서 현장을 고발한 장면이었다. 새벽녘 강변공원에 운동이나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았다면 기분이 제대로 상했을 듯하다. 문제는 이곳 뿐만 아니었다. 걸어서 올라가본 조양공원 벤치에도 누군가 시킨 배달음식, 특히 통닭 조각들과 술병이 나뒹굴고 냄새를 맡고 온건지 길고양이가 비닐에 쌓여있는 안의 내용물을 찾으려고 비닐봉투를 발로 뜯고 있었다. 도시의 품격을 높인다고 한쪽에서 조경수를 심고 거리마다 화단을 만들어 예쁜 꽃을 심어 열심히 단장을 하면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흔한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기 십상이지만 약간의 문제의식만 가지고 본다면 선진사회라고 자부하는 곳에서 차마 눈뜨고 보기 역한 우리의 민낯이었다. 우리사회가 선진사회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부분을 보면 ‘아직’ 내지는 ‘글쎄’라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아쉬운 장면이다. 우리는 한때 폭발적인 경제성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시민 또는 국민의식 수준을 보면 선진소리를 듣기에 2%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선진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넉넉한 경제적 풍요가 필수이지만 그에 따른 정치적 민주화나 복지도 중요한 요소다. 아울러 이런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고 또한 구성원들의 도덕성이 포함된 높은 시민의식이라 말할 수 있다.바로 ‘품격있는 시민의식’을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갖추는 것이다. 어쩌면 그동안 우리는 오로지 1등만을 원하는 사회, 갈등과 불신이 난무하는 사회, 이를 바로잡을 만한 참교육이 없고 참스승이 없는 사회의 한가운데 서 있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분명한 해답 하나는 바로 법, 또는 기초질서를 잘 지키는 것이 선진사회로 가는 출발점이다. 제아무리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도 구성원들이 그 제도를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 쓸모가 없듯이 기본적인 것만 잘 지킨다면 우리 사회에 그리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공동체의식도 필요하다. 서로가 동반자 또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는 생각과 믿음이 필요하다. 올바른 시민의식에 대한 정확한 교육과 이에 대한 실천 또한 우리의 시민의식 수준을 한차원 높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우리가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매일 무엇을 요구만 하고 바라기 전에 위상에 걸맞는 성숙하고 품격있는 의식을 먼저 갖췄는지 부터 자문해 보자. 그렇다면 기꺼이 기초질서를 지키고 주위 환경정화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 일등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수 있다. 세상이 달라져서 생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고, 가능한 일이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을 해보면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시는 양심이 버려진 현장을 보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