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날씨가 변덕스럽다는 것을 느낀다. 봄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추위와 더위가 반복되
었다가 많은 지역에서 비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보게 될 때쯤, 다시 무지막지한 더위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어마어마한 비의 양으로 일본과 중국의 쓰촨성은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는데 나는 더위에 지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찬물로 샤워를 해야만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일년에 한 번 정도 체육회 임원분들과 해외를 나가게 될 기회가 있는데 이번에는 늘 가던 베트남이 아니라 홍콩을 가게 되었다. 홍콩!! 80년대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가 수많은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등장했던 홍콩 느와르 영화를 통해서 홍콩을 보았고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뉴스에 소개 되면서도 소위 쇼핑 마니아들이 명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장소로 유명한 곳!! 나름대로는 해외의 많은 나라들을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나도 홍콩은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는 곳이라 은근히 기대가 컸다. 우리나라보다 더 덥고 습하다는 사실 이외에는 마땅한 정보도 없고 평소 그다지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다 보니 스스로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 우리나라가 이렇게 더운데 거기서 거기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대충 준비를 마치고 홍콩 가는 시간을 기다렸다. 4시간 이상을 날아서 도착한 홍콩! 역시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나라답게 수많은 외국인들이 공항에 가득했다. 공항을 나선 순간부터 느껴지는 습한 열기... 역시 듣던대로 습한 열기가 나를 강타했다. 차를 타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리펄베이스 해변. 비가 갑자기 많이 쏟아진 관계로 해변가를 직접 걸어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해수욕장들과는 사뭇 다른 따뜻한 나라에서의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었다. 대부분이 걸어서 다니는 일정이라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늘은 무심히도 우리의 희망을 저버린 채 비는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다음은 아시아에서 가장 길다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체험 했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부산처럼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홍콩은 많은 아파트들이나 건물들이 산 위에 지어져 있는 곳이 많아 셔틀버스라든지 이러한 수단이 없으면 굉장히 다니기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몽콕 야시장에서의 경험은 조금은 색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길가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각자 원하는 요리를 시켜놓고 맥주며 바이지우와 같은 술을 한 잔씩 하며 함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은 잠시 일상의 반복적인 생활을 잊어버리고 충분히 자유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시간들이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많이 볼 수 있기에 야경은 생각보다 멋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영화에서만 보았던 장소를 직접 와서 보며 이런 저런 추억에 잠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기분좋은 시간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에 반환되어 중국에 소속이 되어 있으면서도 대륙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 홍콩을 중심으로 잠시 마카오와 심천도 다녀 왔는데 역시 중국에 속하면서도 마카오와 심천은 서로 너무나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마카오는 자유가 넘쳐 흐르는 느낌과 수많은 인종 전시장과 같은 느낌이라면 심천은 말 그대로 중국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중국 자체 같은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짧다면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끔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 경험이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을 통해 나를 가두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 더욱 새로운 생각의 폭을 넓히고 더욱 많은 이상을 가질 수 있는 시간들로 거듭 날 수 있었다. 나이란 정말 숫자에 불과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건 열정만 있다면 하고자 하는 의욕만 있다면 이루지 못 할 일이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