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궁금한게 너무 많다. 들으면 혹자는 기우같은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곱씹어보면 지역을 위해서는 심각한 내용이 될 수도 있다. 그럴때마다 생각해 본다. 우리 지역의 공공의 일을 보시는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그런 경우에 어떤 생각을 가지며, 공공의 일을 집행함에 있어 어떤 결정성을 가지고 판단을 내릴까하는... 하찮은 지역신문의 기자로 살면서도 이러한 고민에 봉착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날마다 공직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앉아 일하는 사람들, 특히나 지도자라 불리는 고위 공직자들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어떤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업무를 처리하는지 정말로 궁금하여 이런 글을 통해 공론화해 보고자 문제를 제기한다. 인구 10만을 간당간당하게 부여잡고 있는 영천은 우리끼리 하는 말로 ‘한다리 건너면 마카 아는 사이’라고 불리는 도시다. 이런 곳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살다보면 지연, 혈연, 학연에 얽힌채 실시간으로 그 사람들과 부딪치고 있다. 특히 비판 기사를 쓸 때일수록 도드라진다. 이런 경우는 취재과정에서 벌써 냄새(?)를 맡고 정말 기사화 할거냐고 따지듯 묻는 사람도 있다. 얼굴을 마주보면서 차마 쓴다고도, 안쓰겠다고도 말 못할 때가 종종 있다.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하나같이 어떤식으로든 연결이 되어 있다. 혹 직접적으로 연결이 안된다 하더라도 한다리 건너 ‘누구누구’의 뭐라고 하면 다 걸리게 돼있다. 어떤 경우는 무서울 정도다. 비판의 대상이 된 사람의 친구 또는 가족이 바로 내 이웃이라는 건 상상이 아니라 실재다. 기사를 쓰면 굳이 권력과 자본이 아니라도 친분을 바탕으로 한번쯤 안면을 트고 명함이라도 나눴던 사람한테는 득달같이 전화가 올 때가 수도 없다. 인연의 힘이란 무섭다. 그렇게 곡학아세를 하고 연필의 끝을 하나씩 휘게하거나 왜곡해버리면 공공성은 휘어지고 우리는 사람의 장막에 갇힌다. 하물며 일개 지역신문 기자의 삶이 이럴진대 위에서 말한 공직을 수행하는 지도자들의 공무집행에 있어서의 고뇌와 갈등은 어느 정도일까 알고 싶다는 궁금증이 들 수 밖에 없다. 특히나 표로 운명을 좌우하는 국회의원이나,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그것이 더 궁금해진다. 실제로 그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원론적으로 선공후사(先公後私)다. 그러나 알고싶다. 가슴속 저 깊은 곳에 함의되어 있는 속뜻을.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범위는 뛰어넘을 것이라는게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이다. 적어도 사회의 지도자로 공공성을 띤 업무를 수행하고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적인 관계는 가볍게 뛰어 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사적관계를 넘지 못한 채 고민하거나 갈등을 한다면 그 사람은 공직자로서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사적인 관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공적인 절차와 과정인 공론화의 장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영천만 해도 과거 숱한 최고위의 공직자들이 거미줄같은 사적 네트워크를 벗어나지 못하여 악의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아왔다. 공직자로서의 양심이 사적 관계의 구렁텅이에 빠져 제대로 작동을 못한채 멈춰서고, 자신의 직분을 잊은채 뒤로 호박씨를 까는 행태를 보인다면 당사자가 불행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믿었던 사람의 은밀한 배신을 보는 같은 조직의 구성원들이나 주민들의 실망, 분노, 배신감은 다 어쩔 것인가. 멀리 볼 것도 없이 전임 시장의 경우만 봐도 구사일생, 자신의 목숨이야 겨우 건지긴 했지만 그로인해 불행의 늪으로 빠진 연루자가 한둘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똑똑이 봐왔으며 그 끄트머리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런 불행한 흑역사를 막아야 한다면 시민들 각자 한사람 한사람 깨어 있어야 한다. 아니 그냥 깨어 있을 것이 아니라 두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또 이런 일에는 풀뿌리시민단체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들 역시 시민들이 꾸리는 거지만 힘을 모은다는데 보다 높은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시민들을 대표하는 의회의 역할이다. 의회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이 바로 공직을 비판하고 견제, 감시하는 일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공공성은 왜 중요한가. 공공성이라는 것은 가시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의를 내리기도 어렵다. 그러나 공공성의 중요성을 이야기 할때 세가지, 즉 시민사회, 시민단체, 그리고 언론의 역할을 통해서 그 확립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다. 시민사회는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고, 시민단체는 독자적인 구성체로 원활히 활동하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언론이 공개적인 의사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지방자치 시대에 만일 행정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거나 주민들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팔짱 낀 채 더 나아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 우리 삶과 공통되는 부분들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공공을 지키는 길이다.  다시말해 누가 내게 무언가를 보장해준다는 시혜적 관점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우리 스스로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는 자치(自治)의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부분이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있는 데가 아니며, 삶의 중요한 욕구들은 공동체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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