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 건립한 전통문화체험관 건물의 실용성 여부를 두고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시는 2016년부터 운동장로(교촌동) 54번지에 총사업비 22억여원(지특 7억5천만원, 도비 3억3천700만원, 시비 11억1천380만원)을 들여 기존 민속관 리모델링과 함께 건평 400㎡에 2층 규모 전통문화 체험관 건립공사를 최근 완공했다. 신축한 전통문화체험관 건물 내부 1층은 엘리베이터 외에는 빈 공간으로, 건물 양쪽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2층 내부는 복도식(90여㎡)으로 돼있다. 2층 내부 복도식 공간이 체험 전시실인 셈이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통문화체험관의 실용성 여부이다. 건물 내부 양쪽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제외하면 전시 체험실로 사용되는 공간은 고작 90여㎡ 정도다. 시관계자는 “현대적 의미로 계단도 유용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는 궁색한 입장을 밝혔다. 영천시가 20억이 넘는 예산을 들여 건립한 건물치고는 전시관이나 체험관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조잡하고 부적절하다는 것이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건물내부를 들여다본 전문가들은 “새로 지은 건물로 인해 기존 민속관이 남쪽에서 보면 가려져 있 다”고 건물 방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전통문화체험관을 들여다보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체험관을 설계 했는지는 모르지만 전시 체험실이라는 실용성과는 전혀 맞지 않다”며 비난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당초 영천의 컨셉에 맞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방향으로 건물형태를 추진하다보니 투입된 사업비 대비 실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며 “향후 독창적인 전통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영천의 역사와 문화에 맞는 허브공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전시․체험공간 콘텐츠 발굴을 위해 조달청에 용역 의뢰해 전국단위 수준높은 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우수업체 선정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으로 영천만의 특색있는 지역 고유문화를 주제로 한 콘텐츠를 발굴해 향후 시설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영천시는 추가로 사업비 3억5천만원을 들여 건물 내부 전시체험시설 등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짚풀공예를 비롯한 전통악기 및 전통다식 체험 등 주제별 민속품 전시를 통한 조상들의 생활모습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