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고 일나면 내리는(내일은) 다른 날이 안오겠나 여겼지. 그런기 버러(벌써) 10년, 20년이 지났으니… 인자는 거의 포기하게 되더라꼬요. 우리보다 못한데도 다 댕기는데 우리가 힘이 없어 안그런교.” 누구나 편리하게 탈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버스 중심의 대중교통 정책인데 이런 정책에서 한참 소외돼 있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밖으로 알리고자 한다. 이 지역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먼데 교통소외 지역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한 오지 시내버스 신규노선 개통 소식에도 언제나 남의 일로만 알고 있었다. 지역경제 활성화든 뭐든 생활의 편의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말없이 침묵으로 시정에 협조해 온 사람들 이야기다. 그들은 자신들의 편익과는 언제나 동떨어진 자리에 서 있다. 마을 이장과 한 둘뿐인 젊은 사람 위주로 면사무소로, 시청으로 백방으로 뛰어 다니며 민원을 제기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나몰라라 했다는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그동안 수많은 선거를 치르면서 기초의원 후보부터 국회의원까지 선거를 앞두고는 뻔질나게 마을회관을 찾아와 고개를 조아리며 간이라도 내줄 듯이 이야기하드니 선거 끝나고는 얼씬거리지도 않더란다. 이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시골로 순박한 사람들은 시내버스가 들어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찾아간 날은 날카로운 햇발이 쏟아지던 때였다. 마을회관 옆에 붙은 고추밭에서 한 할머니는 짐승같은 네발모드로 엉금엉금 기면서 고추를 따고 있었다. 삶의 전쟁터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런 분들이 병원갈 때만이라도 집앞에서 편안하게 버스를 타게 해달라는 요구다. 이제 그들에게 그런 고통과 걱정을 덜어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주민들이 시장이나 병원에라도 가려고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마을에서 거의 1km정도는 좋게 걸어야 큰길에 나갈 수 있다. 짐이라도 있으면 낭패다. 노인네들이 한여름엔 뙤약볕을, 겨울에는 칼바람을 이겨야 하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 길을 좋게 4-50년 이상씩 오가며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시내버스 개통이라는 간절한 소망은 이 마을의 해묵은 숙원중의 숙원인 셈이다. 찾아간 기자의 손을 잡으며 애절할 정도로 말씀을 하신다. 누군가는 묻는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답은 해주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다. 이장에게 물었다. 무엇이 문제냐고. 행정은 이 핑계 저 핑계 얼토당토 않는 조건을 하나씩 내걸며 차일피일 한단다. 행정에 문의했다. 무엇이 문제냐고, 다 돼간단다. 며칠만 참으면 된다면서 추석 대목전에는 해결할거란다. 과거 이명박 전대통령 취임전 대불공단의 전봇대 사건은 민원에 관해서는 해프닝 같은 이야기지만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서 보듯 민원이란 행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딱히 시내버스 운행에 어려운 조건이 있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어려운 사람들의 힘든 삶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행정이어야 한다.  우리 이웃인 청송만 하여도 2015년도부터 천원택시 제도를 운영중이다. 천원택시가 그 지역의 소외됐던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노약자들이 응급상황에 재빠르게 대비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한다.  최 시장도 후보자 시절 마을택시 제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때 영천시에서도 교통취약 지역 주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마을택시 운영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한 바있다. 영천시는 교통취약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마을버스 운행제도를 도입해 보라는 거듭된 권유에도 이제껏 상황을 해소할 전향적인 생각없이 이런저런 핑계만 댈 뿐이다. 만일 주민들의 이런 소박한 바람을 해결하는데 문제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진짜 이유인지 설득력있고 직접적인 설명도 필요하다. 그래야 그 지역 주민들도 소외감 느끼지 않고 납득을 하며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존재감이라도 느낄 것이다. 자가용 급증 등 교통여건의 변화로 시내버스 운영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실도 알고있다. 하지만 고령화 시대 지역에 말없이 고통을 감내하는 노인분들의 편안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도 교통복지정책을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한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고 강조한다. 또 행정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시정 슬로건 또한 ‘시민을 행복하게~’라고 밝히고 있다. 과연 무엇이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 며 어떤 행정이 주민들 삶의 질을 높여주는 길인가.  이동시간이 단축되고 노인분들의 원거리 이동에 따른 고통을 해결해 주면 교통편의는 물론 삶의 질 향상과 마을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 모두가 인간답게 살고, 보다 높은 삶의 질을 누리면서 살려면, 더 많은 고민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돌아서 오는 귓가까지 쫒아오는 순한 웃음 짓던 어르신 목소리가 뒤통수를 강타한다. “우리겉은 거는 벌거지(벌레)보다 못해. 시장님한테 이 문제 꼭 한번 챙기 달라 캐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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