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태풍 ‘솔릭’이 대구와 경북지역에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채 다소 싱겁게 지나갔다. 경북지역의 경우 당초 역대급이라고 강풍을 동반한 비가 100㎜에서 150㎜, 많은 곳은 200㎜까지 내리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될 것이라던 기상 예보를 크게 벗어나 평균 26㎜ 가량의 비만 뿌리고 물러간 것이다. 거기다가 태풍을 실감하지 못할만큼 바람도 강하게 불지 않고 물러갔다. 모든 것을 태울듯한 폭염을 이기느라 지친 지역의 주민들에게 급기야 태풍까지 농작물 수확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에서 걱정이 앞섰던 우리지역 농가들로선 한시름을 덜었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가자 이번에는 국지성 호우가 찾아왔다. 지난 26일부터 내린 이번 비는 태풍때와는 달리 별다른 예보도 없이 강한 비구름을 만들어 폭우를 쏟아 부었다. 영천시는 지난 23일부터 태풍 ‘솔릭’이 북상하자 시장 주재로 태풍 대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예방을 위한 사전 조치와 대처 계획을 점검했다. 공무원을 중심으로 단계별 비상근무 체계를 강화하고 야간 비상대기까지 실시했다. 또한 집중호우 대비 펌프시설 점검정비 및 침수 대비 등 안전조치를 하고 산사태, 재해취약시설 1068개소에 대해 점검을 완료했다.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 기관·단체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에도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문제는 태풍이 싱겁게 지나갔다고 해서 소홀한 대처는 절대 안된다는 것을 국지성 호우에서 볼 수 있다.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게 태풍이다. 따라서 태풍을 비롯한 재난은 그 위험성과 대처방안을 주민들이 생존 매뉴얼을 숙지해 일단 유사시에는 몸에 밴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살아가면서 생각지 못했던 수많은 위기상황과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약한 우리 인간이다. 또, 대비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비를 할 경우 준비하지 않은 사람보다는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더불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노인들이나 차상위계층들을 재난과 재해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기를 요청한다.
이번에 태풍이 우리지역에 효자노릇을 하며 지나갔다고 해서 언제나 자연이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태풍의 영향권에서 직격탄을 맞은 제주도나 전라도의 경우 사람이 실종되고 이재민이 생기고 정전 등 철저한 대비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속출했다. 항상 긴장감을 잃지 말고 재난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태풍뿐만 아니라 모든 재난, 재해에 대해서도 선제적 대응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말고 대비에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연앞에 사람은 언제나 경건해야 하는 것이고, 인간만사 모든게 ‘유비무환’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말처럼 재난 대응에는 과유불급이 없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만사불여튼튼’, 최선을 다한 준비보다 더 좋은 대책은 없다.